• 대통합신당 추진 방법론을 놓고 16일 범여권의 대변인들이 상대진영을 향해 ‘독설’을 주고받았다. 서로가 올 연말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세력임을 자임하면서 상대진영의 대통합추진 방법론을 헐뜯는 식인데, 그야말로 그 수준이 점입가경이다.  ·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논평을 통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밝힌 대선후보중심의 제3지대 통합신당론에 대해 “허허벌판에 부처님을 모셔다 놓고 거기에 맞게 절을 지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면서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중도개혁주의 정당건설을 먼저 한 이후에 그 정당 안에서 국민의 뜻에 따라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정도이고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열린당은 스스로 해체돼야 하고 그것이 통합의 첫 걸음”이라며 “열린당 안에 중도개혁성향의 훌륭한 인물이 많은데 이런 분들을 열린당이라는 잘못된 울타리 안에 가둬놓아서는 안 된다. 이들이 중도개혁통합신당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열린당 지도부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또 정 의장이 열린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반대한 민주당을 향해 ‘대선을 포기하는 태도’라고 한데 대해서도 “열린당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 참패로 국민으로부터 해체 명령을 받았다”면서 “태어나서는 안 되는 정당, 국정실패 정당, 심판받은 정당이 다시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힐난했다.

    유 대변인은 “열린당이 나서면 될 일도 안 되게 돼 있다”면서 “만일 열린당과 당대당 통합을 하면 ‘도로 노무현당’이 돼서 노무현 정권 국정실패의 책임을 모두가 함께 심판받고 이는 한나라당이 가장 좋아하는 대선필패 카드”라고 했다.

    유 대변인의 논평을 국회 기자실 밖에서 듣고 있던 열린당 최재성 대변인은 즉각 발끈했다. 최 대변인은 “전체가 아닌 일부세력이 모여서 세력을 통합하는 것은 지분싸움일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추진중인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을 겨냥했다. 

    최 대변인은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5월초 신당 창당을 하기로 발표한 다음날부터 지분을 둘러싼 논의들이 시작됐고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면서 “이는 예고된 수순이다. 평화개혁세력 전체가 결집하지 않고 전체 대선후보가 모이지 않고 특정한 일부 세력이 모인 것은 진흙구덩이 싸움이 예고된거나 다름없다”고 힐난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유 대변인이 ‘열린당에 훌륭한 중도개혁인사가 많다. 가둬놔서는 안 될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는 훌륭한 중도개혁인사가 열린당에 많다는 것을 인정한 것인데,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왜 창당에 나서는지)도저히 납득히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합신당모임 양형일 대변인도 이들에 이어 국회 기자실을 찾아, 열린당의 대선후보중심의 제3지대 통합신당론에 대해 “후보 중심의 후보군이 누가 될 것인지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후보간 합의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현실적”이라면서 “정책과 이념적 동질성이 없는 정당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열린당이 잘 증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 대변인은 “그러한 정당은 선거용, 또는 일회용 정당으로 끝날 우려가 크다”며 “후보들이 공정하게 참여하고 경쟁할 수 있는 통합신당을 먼저 탄생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