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씨답지 않게 돌풍이 불고 비까지 뿌렸던 13일, 궂은 날씨에도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4·25 재선거에 출마한 오경훈 양천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기로 했기 때문.

    거리부터 길 주변 상점에까지 사람들은 박 전 대표를 '불평없이' 기다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예정시간보다 46분이나 늦었다. 기다리던 사람들은 검은색 중형 승용차만 다가오면 모두 시선을 집중했다. 오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양천갑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대선주자 원희룡 의원도 참석했다. 박진 서울시당위원장도 왔다. 박 전 대표가 도착하기 전까지 원 의원과 박 의원이 연설을 했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시선은 '박 전 대표 차가 올 방향' 쪽을 향해 있었다. 

    지각한 박 전 대표는 "비가 뿌려서 봄날씨 치고 쌀쌀한데 많이 와줘서 감사하다"며 "어제부터 전국 여러 곳에서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양천구민의 민심을 분명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구청장 1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정권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관문이 이번 선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나라가 편하고 잘돼야 양천구도 잘 살고, 나라가 안정되고 민생경제가 살아나야 양천구도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대권을 향한 의지를 지원연설과 연계하기도 했다. 그는 "오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 내가 손잡고 뛰면 양천구 발전은 확실하지 않겠느냐"면서 "내가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도착하기 전에 지원연설을 했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가 궐석이 돼 재선거를 치르는 것을 의식, "한나라당 구청장의 중도하차에 책임을 느낀다"며 "오 후보는 능력과 비전이 있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지금은 양천구정을 정상으로 돌려야 할 때"라면서 "양천구의 현안을 풀어가기 위해 오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지원유세에는 한나라당 한선교 이혜훈 의원 등도 동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