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의 관심이 많은 것을 보니 아주 거물이 됐네~”

    9일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통합신당모임 대변인 양형일 의원이 기자들에게 답한 말이다. 양 의원이 언급한 ‘거물’(?)은 다름아닌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기자들이 통합신당모임의 최근 움직임을 유 장관과 연결지어 물은데 대한 양 의원의 반응은 한 마디로 ‘기도 안 차다’는 모습이다. 

    조선대 총장 출신으로 가급적 격한 표현을 자제해 ‘신사’ 소리를 들어왔던 양 의원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양 의원은 “기자들의 사고가 높은 줄 알았지만, (유 장관의 행보와 통합신당모임의 연결지어 말하는 것을 보니)그렇지 않은가 보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통합신당모임은 유 장관 ‘때문’(?)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국민연금법 문제와 통합신당모임의 독자신당창당 추진 등의 움직임 등이 모두 유 장관의 최근 행보와 연결돼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오면서부터인데,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들이다. 

    실제 정치권에선 최근 유 장관이 '심혈'(?)을 기울인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통합신당모임 소속 의원의 절반이상이 기권한 것을 놓고 ‘유 장관에 대한 괘심죄’ 적용이라는 말들이 나왔었다. 또 통합신당모임의 독자신당창당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시기적으로 유 장관의 장관 사의 표명 직후 나왔다는 점을 들어 유 장관의 당 복귀 이후 이어질 열린당 내 제2차 집단탈당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었다. 그러나 막상 통합신당모임은 이에대해 길길이 뛰는 모습이다. 양 의원의 말 그대로 ‘유 장관이 무슨 거물인양 되느냐’는 불만이다.

    통합신당모임 전략기획위원장인 전병헌 의원도 10일 MBC 라디오 시사프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유 장관이 당으로 돌아가면 반감을 가진 열린당 내 몇몇 사람들은 탈당할 것이고 그러면 그 사람들을 받아가지고 통합신당모임에서 나름대로 일을 도모할 수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고 사회자가 묻자 “어처구니없는 분석”이라면서 질문자체에 대한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보였다. 전 의원은 “당을 나온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특정인에 대한 선호의식을 가지고 정치적인 행동을 한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다소 흥분했다. 

    전 의원은 또 ‘국민연금법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유 장관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더욱더 어처구니없는 해석이고, 대단히 억울한 분석”이라면서 유 장관과 통합신당모임의 움직임을 연관짓는데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나 통합신당모임의 이같은 불쾌감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유 장관에 대한 못 마땅함은 있는게 사실'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통합신당모임 관계자들은 그간 유 장관의 ‘유’자만 나오면 “아니 우리가 왜 탈당을 했는데…, 우리가 마치 뭐가 있어서 탈당하는 줄 아는데 실은 유시민이, 그 꼴보기 싫어서 탈당한 것 아니냐”며 노골적인 불만을 감추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또 다른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유 장관에 대한 범여권의 평을 알기 때문에 유 장관을 적절히 ‘활용’(?)해 임기말 범여권과의 관계 활용카드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유 장관의 장관 사의 표명이후 청와대의 일련의 반응이 이런 맥락과 일치하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