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월 대추격전’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4·25재보궐선거 지원’ 시동을 호남에서 걸었다. 박 전 대표는 7일 오는 25일 국회의원 재보선이 진행되는 전남 무안·신안을 찾아 한나라당 강성만 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호남 지역은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도가 박 전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그동안 ‘처음’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주로 호남에 많이 부여해 왔다. 당 대표 시절 한나라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의원 연찬회를 전남 구례에서 열었으며 대권주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올해 초 첫 지방 숙박 일정도 전북 고흥으로 잡았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시절부터 지금까지 20여 차례 이상 호남을 찾는 등 그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표현해 왔다. 


    박 전 대표는 이번 호남 방문에서도 ‘특별함’을 보여줬다. 빡빡하게 진행되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주로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박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공항에서 행사 참석을 위해 전남 무안으로 이동하던 도중 타고 가던 자가용에서 내려 호남 지역 당직자·당원들이 탄 버스에 동승했다. 버스에 오른 박 전 대표는 자연스럽게 당직자·당원들과 대화하며 스킨십을 나눴다.

    전남 무안군 운남면에서 열린 ‘운남면 민(民)의 날’ 행사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지역민들과 눈을 맞췄다. 그는 자신을 알아보고 악수를 청해 오는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딸기를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손목 부상 재발로 파스를 붙였지만 사람들의 악수를 막으려는 수행원을 오히려 저지하며 먼저 손을 잡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는 ‘삼합 정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영·호남 화합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홍어와 삼겹살, 김치가 합해지면 ‘삼합’이라는 기막힌 음식이 된다”며 “우리나라 정치도 지역·세대·이념의 화합을 이뤄 ‘삼합정치’의 물결이 흐른다면 선진한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그 출발점이 4·25재보선과 이곳 무안·신안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한나라당이 많이 노력하고 호남에 대한 진정한 마음을 보인다면 많은 지지를 보내줄 것이다. 호남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호남에서는 지지를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해 차츰 (호남이) 마음을 열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2004년 4·15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국민의 버림을 받아 지지가 떨어지고 제1당의 자리와 기호 1번을 내줬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다시 기호 1번을 회복해 감회가 깊다”고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호남 방문에서 ‘사투리’를 십분 활용해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운남면민의 날’에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즐거운 잔치를 벌이는데 중간에 들어와서 긴 인사를 하면 분위기가 참 ‘거시기’해질 것 같아 짧게 인사드리겠다”고 마무리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펑크 난 스타킹’을 신은 채 테이블에 올라서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자 “옆에서 자꾸 ‘올라가야 쓰것다’고 해서 올라왔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7일 새벽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리는 한국교회부활절 연합예배 참석 한 뒤 명동성당에서 부활절 미사를 드린 후 대구로 이동해 ‘텃밭 다지기’에 나서는 등 다음 일주일동안 하루도 쉬지 않은 강행군을 이어간다. 또한 오는 18일에는 다시 한 번 호남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