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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권영세 최고위원이 29일 "최근 당내에 대북정책 기조변화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대북정책은 상황에 맞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권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대북문제에 있어서 평화정착이나 신뢰구축, 또 통일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 어떤 것인가를 우리 스스로 판단해서 도움이 되는 쪽으로 나간다는 측면에서 전향적"이라며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서 당의 이념에 맞는 정세를 끌어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은 정책을 펴는 당시 상황에 따라서 평가를 해야 된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2·13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무리하게 추진하는 건 정치적인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고, 옳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만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면 대통령의 잔여 임기 상관없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투명한 논의과정을 거쳐서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며 "당시에 처해져 있는 상황에 따라서 옳고 그름이 분명하게 판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을 앞둔 '정략적 변화'라는 비판에 대해 그는 "대선이 끝나고도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간다면 한나라당 입장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면서 "상황에 맞는 정책수단을 쓸 것이다. 정책도 상황에 따라서 평가해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최고위원은 "정책에 사용할 수 있는 공구함에서 상황에 맞는 공구를 써야한다"며 "이행관계를 따져봐서 필요한 공구, 필요한 정책을 써야 된다"고도 했다.
권 최고위원은 대북정책은 당내 여러 토론을 거쳐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지난 23일 송영선 의원이 언론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던 '대북정책 패러다임 재검토를 위한 테스크포스팀'의 논의 사항에 대해 그는 "당 지도부에는 전혀 보고가 되지 않았고, 확정된 바도 없고 내부에서 논의된 바도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당의 대북정책 관련) 입장을 변경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의원총회라든지 공청회를 여러 번 해본다든지 하는 고민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용갑 의원과 보수단체에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기조변화를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 권 최고위원은 "확정된 내용이 아닌 만큼 앞으로 치열한 토론을 거칠 때 그 사람들도 좀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대북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배후론'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뚜렷이 표시했다. 김 의원이 "특정 대선주자가 대북정책 기조변경을 주도하고 있다"고 '배후론'을 제기해 사실상 이명박 전 서울시장 쪽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권 최고위원은 "명백히 부당하다. 이건 전형적인 색깔론 공세"라면서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극복하고 청산해야될 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