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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주요 인사들의 개성공단 등 ‘방북(訪北)’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방북 행렬은 북한 핵문제 대한 2․13 베이징 합의 이후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데,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평화’ 의제 선점에 주안점을 둔 모습이다.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개성이 어느덧 민주화세력의 성지가 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종전만 해도 광주 5․18 묘역을 찾던 민주화세력이 최근 남북 관계 화해무드를 타고 평화세력으로 ‘변신’을 꽤하려는 모양새다.
그간 ‘평화경제론’을 외쳤던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은 오는 28일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 박명광 박영선 등 가까운 의원 등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개성공단을 시찰하고 개성 시내도 둘러볼 예정이다.
정 전 의장측은 이번 방문과 관련, “개성공단의 설계자라 할 수 있는 임동원,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과 개성공단의 시공자라 할 수 있는 정 전 의장이 함께 참여하는 이번 방북은 ‘평화성장론’의 심장인 개성공단의 의미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측은 또 “이번 개성공단 방문은 정 전 장관이 선언한 ‘평화대장정’의 일환으로 한국경제의 재도약과 중소기업경제강국으로 가는 21세기 한반도 비전으로 ‘개성공단’의 의의를 선언하며 이를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일정으로 진행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정 전 의장을 비롯 임 전 국정원장, 박 전 통일부 장관 등 이른바 ‘김정일 독대 3인’의 이번 방북은 정 전 의장의 ‘평화경제론’ 대선이슈 선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정 전 의장이 이번 방북에 이들의 동행을 권유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세균 당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원혜영․홍재형 최고위원 등을 비롯 열린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20여명과 통일부 관계자 및 현대아산 측 관계자 등 약 8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방북단을 이끌고 26일 오전 개성공단으로 향했다.
최근 6자회담 타결, 남북 정상회담 논의, 북미관계 개선, 평화협정 추진 등 남북 평화번영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관심이 고조 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열린당의 평화번영에 대한 의지를 다지겠다는 목적인데, 평화세력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면서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과의 차별화에 나선 측면이 농후하다는 설명이다. 평화세력대 냉전세력의 구도 선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임종석 의원도 지난 22일 민간단체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 김일성대학 전자도서관을 참관하고 25일 오후 귀국했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이화영․정의용 의원과 함께 평양을 다녀오기도 했었다. 당시 이 전 총리의 방북을 놓고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타진하기 위한 ‘기획방북설’이라는 말들이 나돌았었다.
일단 열린당내 주요 인사들의 방북행렬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올 연말 대선을 겨냥한 ‘평화’ 의제 선점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무엇보다도 당내 유력 주자간 본격적인 대선경쟁을 앞두고 남북화해시대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기 위한 일종의 이미지 관리 측면이 농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좀처럼 대규모 취재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던 그간의 방북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주요 인사들은 자신의 방북과 관련해 대규모 취재지원을 하는 등 방북홍보에 상당한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