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23일 4․25 보궐선거 전남 무안·신안 선거구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를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것과 관련, “민주당이 공당이나 민주정당이기를 포기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전략공천을 철회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시사프로 ‘김신명숙의 SBS 전망대’에 나와 이같이 말하면서 “김씨가 비리에 연루돼 복역한 뒤 사면·복권된지가 얼마나 됐느냐”며 “당분간은 근신하고 자제하고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더구나 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의 자제는 국가와 사회와 국민에 대한 남다른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 “이런 것을 잘 헤아려야 됐는데 참 잘못된 결정”이라고 전략공천을 결정한 민주당과 홍업씨를 싸잡아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어 ‘대물림의 정치가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 조 의원도 부친이 유명한 정치인 아니었느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아버지 후광 업고 하는데 뭐가 잘못이냐’는 질문에 “본인의 자질이나 능력, 기타 여러 가지 조건이나 환경 그리고 공감대가 형성됐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한 뒤 “그런데 나는 선친이 돌아가신지 한 2년 후에 (정치에)나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박 전 대표도 부친이 작고한 지가 오래됐으며, 법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도덕적으로 장애가 될 만한 걸림돌은 없지 않았느냐”면서 “그렇기 때문에 국민 지지도 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된 것 아니냐. 그것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사면 복권된지도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경과 공감대도 조성되지 않았을뿐더러, 정치를 하려면 김 전 대통령의 사후에 하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조 의원은 아울러 이 외에도 “절차상의 문제도 있었는데 공천 신청한 네 사람에게 공정한 심사의 기회를 줬어야 했다”면서 “전략공천은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고 조건을 갖춘, 이런 인사를 영입하지 않으면 당세 확장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불가피할 때 하는 것인데, 김씨의 경우엔 그런 이유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똑같이 공정한 심사의 기회를 주었더라면 이렇게 사태가 확대되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했다.

    조 의원은 또 이번 전략공천을 놓고 ‘민주당이 DJ의 사당이냐, 혈연관계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창당했고 또 정권을 교체해 국민의 정부 5년동안 국정을 맡았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의 정치철학이나 노선 등을 상당 부분 계승하는 게 사실이고 부정할 수도 없고 그것을 이어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혈연관계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사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