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5 재보궐 선거와 관련, 민주당이 21일 전남 무안․신안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의 전략공천을 결정함에 따라 향후 범여권의 4․25 재보선 연합공천 논의 여부와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일단 대통합신당 추진이라는 차원에서 ‘무소속 단일후보 지원론’ 등 범여권의 연합공천에 의중을 두고는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내부 사정은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현재 재보선 문제와 관련해 당내 논의가 진행중에 있다”면서 “대통합신당 추진이라는 큰 틀에서 범여권의 연합공천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것이 안 될 경우 독자 후보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재보선 연합공천 여부는 현재)대전이 문제인데…”라면서 “대전 재보선 선거구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연합공천) 논의가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선가능성이 유력한, 대전 서구을 보선에 국민중심당 후보로 나설 심대평 공동대표가 이미 “열린당 및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가능성은 없다”고 범여권의 연합공천 문제에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범여권의 연합공천 가능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에는 그 기저에 마땅한 후보군도 없고 당선 가능성도 여의치 않은 범여권의 현 상황에 대한 책임론이 깔려있다는 범여권 안팎의 판단이다. 

    실제 열린당 탈당파그룹인 통합신당모임과 민생정치준비모임은 열린당의 ‘무소속 단일후보 지원론’을 ‘후보를 내지 않겠다’것에 방점을 찍고 열린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 등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마땅히 후보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빨리 열린당이 당 해체 작업을 통해 대통합신당 추진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하에 공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민생정치준비모임의 정성호 의원은 “열린당으로 (재보선에)나가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무소속 후보들도 열린당 지원을 원치 않을뿐더러, 후보도 내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지…”라면서 범여권의 연합공천성사 여부보다는 열린당 일부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하는데 방점이 찍힌 모습을 내비쳤다.

    민생정치모임도 공식 논평을 통해 “4․25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열린당은 이미 정당의 기능을 상실한 문 닫은 양어장”이라고 힐난했다. ‘문 닫은 양어장’이라는 표현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당 지도부 등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대선후보 영입론에 대해 “남의 양어장에 와서 낚싯대만 던져놓으면 되는가”라는 표현을 빗댄 것이다.

    통합신당모임의 최용규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충북지역 언론간담회에서 “다음달 벌어지는 보궐선거에서 후보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공천불능의 상태로써 정당의 열망을 더 이상 이루는 것은 개혁세력의 여망에 대한 죄를 짓는 일”이라면서 “통합명령과 해산명령을 엄숙하게 받아들어야 할 때”라고 열린당을 겨냥했다. 최 원내대표는 “질서있는 통합을 하겠다고 그대로 주저앉는 것을 자칫하면 ‘도로 열린당’을 만들 소지가 충분하고 질서있는 고사(枯死)로 이어질 우려가 충분하다”며 열린당의 조속한 해체를 촉구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전남 무안․신안에서 전략공천을 최종 결정하긴 했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도 향후 범여권의 연합공천 논의 여부에 적잖은 고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상열 의원은 “공정한 룰에 의한 후보자선정이 아니고 오직 특정인을 위한 결정으로 공당으로서 국민과 당원의 기대를 저버렸다”면서 김홍업씨의 전략공천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대통합신당 추진이라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 범여권이 공감대는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공감대로만으론 재보선 연합공천이 쉽지만은 않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