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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의 지지부진한 통합신당추진 작업을 비판하면서 당 해체를 촉구했던 열린우리당 문학진 의원이 16일 “김근태 전 의장도 (이에 대해)상당부분 공감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의장에 이어 김 전 의장마저 사실상 열린당 지도부의 대통합신당추진 작업에 ‘못마땅한’ 입장을 피력한 셈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범여권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들인 정․김 두 전직 의장 주변에선 현재 이들의 탈당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의장계가 주축이 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문학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전날 당 해체 요구 기자회견에 대한 김 전 의장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김 전 의장이) 전화를 해와 고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김 전 의장이)성명 동참 숫자가 줄었다고 너무 상처받지 말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문 의원은 또 통합신당추진 작업과 관련해 이미 열린당을 탈당한 쪽과 대화를 나누느냐고 묻자 “개인적 친분으로 만나는데 만나면 그 분들은 ‘너희들은 언제 나올래’하고 우리는 ‘좀 있어 봐라 탈당이 능사가 아니다’고 얘기한다”면서 “그러나 필요하면 탈당파와 공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범여권의 대통합신당추진을 놓고 김 전 의장의 탈당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 의원은 이와 함께 이날 오전 또 다른 라디오 시사프로인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 “김 전 의장이 오늘부터 (적극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어 김 전 의장의 향후 행보 등에 대해 “현 단계에서 대통합신당을 이뤄내지 못하면 평화민주개혁세력이 다 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그래서 (나는) 대통합신당을 이뤄나가는 데 작은 역할이나마 찾아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을 비롯한 김 의장계가 대통합신당추진 작업을 통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 등 각종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자신만의 특화된 개혁적 성향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정 전 의장도 15일 2․14 전당대회 이후 한달째 맞은 새 지도부의 대통합신당 추진작업과 관련, “지난 한달의 경과는 실망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치권은 이를 놓고 향후 당 지도부의 대통합신당추진 작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탈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시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 전 의장과 김 전 의장이 앞다퉈 당 지도부의 통합신당추진 작업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향후 열린당내 정·김 두 전직 의장계의 집단 탈당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이를 기점으로 정․김 두 전직 의장이 본격적인 대선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