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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기조 재검토와 관련, 당 안팎의 강경 보수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자칫 대북 정책 기조 변화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범보수 진영 전체로 확산될 조짐마저 엿보이고 있다.
15일 현재 한나라당 게시판에는 당 지도부의 대북 정책 기조 전면 재검토 방침과 관련한 지지층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한 지지자는 “한나라당도 햇볕정책이냐”고 따져 물으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책을 바꿀 필요는 있을지 모르지만, 원칙을 포기하면 안 된다”며 대북 정책 기조 수정 방침을 힐난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북미관계의 이상기류를 타고 한나라당이 호들갑스럽게 ‘대북정책을 바꾼다’ 운운하는 것은 남들이 춤을 추니 같이 따라 춤을 추는 격”이라면서 “결코 성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충고했다. 이 지지자는 또 “명실공히 우파보수진영의 이념을 대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당의 정책을 쉽게 바꾸는 모습은 참으로 한심스럽다”면서 “한나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대북정책에 정신 팔 것이 아니라, 실망하는 지지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파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한 지지자(‘woong243992’)는 “보수면 확실한 보수당으로서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면서 “지난 번 대선에서도 봤듯이 어정쩡한 보수면 금년 대선에서도 필패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정신 바짝 차려도 대권을 쥘까말까한데 지금처럼 뜨뜨미지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jongt1234’ 지지자는 “정말 실망했다. 한나라당도 서서히 좌경화되는 것 아니냐”면서 “정신 차려라. 반공을 잊으면 안 된다. 간신히 얻은 민심마저 빼앗긴다”고 비분강개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좌파정권에 굴복하는 한나라당은 정신차리라”면서 “기본정책도 없이 비정상적인 시류에 따르려는 한나라당을 어찌 믿을 수 있느냐”고 울컥했다. 이 지지자는 또 “좌파정권 종식을 위해 투쟁해온 국민들은 이제 그 투쟁목표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면서 “대북정책기조까지 바꾸려는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도 없어졌다. 통탄스럽다”고 했다.
다른 지지자들도 “빨갱이들 공작에 놀아난 한나라당 지도부, 답답하다” “정신나간 김형오 원내대표는 사직하라”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도 빨갱이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것이냐”며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앞서 당내 대표적인 강경보수파인 김용갑 의원은 지도부의 대북 정책 기조 재검토 방침에 대해 “기회주의적이고 눈치나 보는 의원들이 앞장서서 한나라당 대북정책의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역시, 김정일이나 친북좌파가 의도하는 대로 한나라당이 내부에서부터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라며 대북 정책 기조 재검토 방침을 힐난했다.
김 의원은 또 “아무리 김정일과 노무현 정권 등 좌파세력이 평화공세를 퍼부어도 북한이 핵무기까지 쉽게 폐기할 것이라고 보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고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아무리 강한 북풍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북핵 폐기가 전제라는 확고한 원칙을 지키며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변화를 냉철하게 직시하면서 현명하게 관리해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대북 정책 기조 재검토를 둘러싼 이같은 논란은 범보수 진영 전체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한 단체의 핵심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만나, “최근의 대북 화해무드(데탕뜨)에 따른 보수진영의 대북시각을 놓고 정통보수진영과 뉴라이트진영간의 미묘한 차이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문제가 아직 수면위로 부상하진 않았지만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범보수진영의 분열을 적잖이 우려하는 모습을 내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