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선출하기위한 경선의 시기와 방법을 놓고 빅3의 대리인들의 입장차이가 좀처럼 좁아지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원희룡 의원은 아예 경선준비위원회에서 대리인을 불참시키는 강수를 두었다. 경준위가 마련한 '7월-20만명'과 '9월-23만명' 두가지 중재안을 놓고 빅2가 힘겨루기를 벌이는 가운데 손 전 지사측은 경선에도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시사하고 있다.

    각 캠프 대리인들은 14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경선룰을 둘러싼 각 캠프의 입장을 설명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캠프의 대리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6월-4만명'이라는 현행방식을 고수하고,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9월로 늦추는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정 주자가 유불리를 따지는 문제로 경선룰이 결론나지 않는다면 현행대로 가야 한다"며 "지난해 당 혁신위가 9개월 동안 노력해 만든 당헌 당규를 변경하려면 합당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기를 늦추는 것은 범여권 후보가 가시화 되는 것과 맞춘다는게 명분인데 7월 경선은 이런 명분에 비춰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 전지사의 경선 불참 가능성에 대해선 "당의 사정에 어느정도 순응해 참여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서울 시장측 대리인인 박형준 의원은 "경선 이후가 더 중요하다"며 조기 경선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명분은 민심과 당심"이라고 말해 김 의원의 명분없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경준위나 당내에서 조정이 안되면 결국 국민과 당원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느냐"며 경선룰 관련한 당내 여론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손 전 지사의 대리인인 정문헌 의원은 "합리적인 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경선참여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헌신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손 전 지사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탈당은 있을 수 없는일"이라고 못박았지만 "워낙 정치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상황을 예단하긴 매우 어렵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이들의 주장은 전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의원은 "경준위 중재안이 합리적이지도 않고 특정주자(이 전 시장)의 생각이 너무 많이 반영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경준위 구성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김수한 경준위원장이 회의때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특정 후보 대리인보다 더 심하다. 여러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고 털어놨다.

    정 의원은 "극단적으로 경선에 참여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상황에 서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경선에 불참한다고 해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연대하는 방법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박 의원은 경준위 중재안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경선불참을 시사하는 손 전지사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손 전 지사가 경선에 불참할 가능성에 대해 "손 전 지사나 원 의원이 경선에 함께 가는 방식이 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들 입장 다들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같은날 CBS라디오에도 출연해 "자꾸 경선 불참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국민과 당원들에 걱정끼치는 것이고 손 전 지사 자신에게 좋은 영향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