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 주자 중 한명인 원희룡 의원은 13일 자신에게 '지지율이 0.1%도 안되니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도와주라'고 한 홍준표 의원에게 "그렇다면 지지율이 몇%나 돼야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냐"며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낮다고 깔보다가 패배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쳤다. 원의원은 또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경선참여를 놓고 고민하는데 내게만 눈을 흘기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전날 원 의원이 경준위 발표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경선에 불참할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경선 참여 여부를 경준위 활동과 관련 짓는 것은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홍의원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며 자신의 경선 불참 발언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보다 지지율 높다고  무시하고 깔보다가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이어 홍 의원의 지지율 발언에 대해 "지지율 가지고 말한다면, 지지율이 몇 %가 돼야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손 전지사도 경선 참여 여부로 당을 위협하고 있는데 왜 자신만 나무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내가 경선 참여 여부를 가지고 당을 위협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그렇다 쳐도 손 전 지사야 말로 지금 경선 방식 때문에 경선 참여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지 않느냐"고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원 의원은 "나는 한나라당이 강자 위주로 독식하고 재편하려는 풍토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경선 불참발언을 변호하고 "약자나 소수의 목소리라고 해서 '무슨 자격이 있느냐'며 눈을 흘기는 풍토에 대해 중진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속적으로 당내 수요모임 등 소장파 의원들을 향해 '같은 성향의 손 전 지사를 도와줘라'고 충고해 왔다. 그는 지난달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진화 원희룡 의원은 아직 나설 때가 아니다. 이들이 손 전 지사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달 28일에는 "소장파들이 대선후보 줄서기를 하거나 자기가 나와서 하겠다고 소리치고 있다. 손 전 지사를 도와주라고 말해도 욕심이 커서 하지 못한다"며 원 의원의 대선 출마 움직임을 비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