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이 13일 상대 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출판기념회에 특별한 ‘관심’(?)을 내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시장의 일거수 일투족, 하나라도 놓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마저 엿보이고 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범여권 전체가 이 전 시장 ‘꼬투리잡기’에 매몰된 듯한 모양새다.

    열린우리당 대변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현안브리핑을 통해 이 전 시장이 이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동시에 입장을 것을 언급하면서 “항간에 나도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와 뭔가 연관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더더욱 가중시키는 장면”이라고 '의혹 부풀리기'를 시도했다. 현철씨의 정치데뷔 소문이 나도는 상황에서 소문의 사실여부를 떠나 이른바 ‘냄세’가 난다는 말투였다. 

    최 의원은 또 “(동시입장을 보면서)국민들은 역사의 시계바늘이 미래로 가고 있는지 과거로 가고 있는지,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권위주의 시대로 퇴행하고 있는지 당황스러웠을 것”이라면서 “자중하길 바란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미래에 대한 철학으로 승부하길 바란다”고 충고(?)도 했다.

    이에 앞서 서영교 열린당 부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에 외환위기를 가져와 IMF 지배를 겪게 했던 김 전 대통령과 몇차례에 걸친 비밀회동을 하고 출판기념회 축사를 부탁하고 오늘 나란히 앉아 웃고 있었다”면서 “치밀하기 보다는 저지르는 형, 하지 않아도 되는 말로 괜히 이미지 버리고 철학이 있다기 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모습 등 두 사람은 유난히 닮았다”고 거들었다.

    서 부대변인은 또 “서울시의회가 오늘 개회했는데 어쩐 일인지 관례적으로 오후 2시에 해오던 개회식을, 한나라당 의원만 참석해 열린 운영위원회의에서 오전 10시로 바꿨다”면서 “이 전 시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시의회 개회식 시간을 조정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서 부대변인은 “서울시의회가 대선주자에 줄서기 위해 관례적인 개회시간을 바꿨다면 참으로 창피스런 일”이라고 '시비'를 걸었다. 서 부대변인은 “줄서기가 하루이틀에 걸친 일은 아니나, 이 전 시장 측에서 조직적 동원을 하려 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당을 집단탈당한 통합신당모임 대변인 양형일 의원도 이 전 시장 출판기념회가 열리기 직전인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출판기념회 명목의 대선출정식”이라면서 “대대적인 사조직 동원이나 교통편의 제공 등 불법적 행위가 없는지 묻고 싶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엄정한 감시와 감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한나라당 대선 예비 주자들은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에 돌입한지 오래”라면서 “전국단위의 사조직 구성과 동원, 우편 광고 등을 통한 불법·탈법행위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