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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선후보로 끊임없이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8일 "대선은 정당이란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없다" "대선 도전을 권유받은 적도 없다" "거론되는 것도 잘못된 관심이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가칭)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약칭 '통합과 번영') 발기인 대회에 참석해 축사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통합과 번영'은 이번 대선에 지향을 같이 하는 시민단체들과 연합해 대선 후보를 낼 목표를 갖고 있다. 이런 자리에 문 사장이 참석한 것만으로도 '사실상 대권행보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아는 친구들이 있어서 왔다" "초청받아서 왔을 뿐"이라며 다른 해석을 경계했다.
행사장에서 취재진의 관심이 행사보다 자신에게 더 집중되자 "관심이 지나치다" "행사에 집중해달라" "왜들 그러시나" "행사에 방해돼 내가 미안하다" "난감하다. 행사 진행되게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후보로 거론되는데, (내겐) 직접적인 권유도 없었다"며 "(범여권에) 후보자가 10명 이상인데 내가 뭐...(후보가 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그는 "'누가 후보냐'란 논의 자체가 벌써 사회를 잘못 끌어가는 것"이라면서 "사람 중심으로 이렇게 (관심 집중)하는 건 너무 인기 영합적"이라고 주장했다.
문 사장은 '국토·토지개발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하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그는 "국토개발, 토지개발은 과거 지향적이다. 개발복지로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며 "이젠 평생학습을 보장하는 지식개발·지식복지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현재 거론되는 대선주자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거론되는 사람 중) 단 한 사람도 올바른 (경제) 정책을 갖고 나오지 않았다"며 "대선주자들이 경제정책을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게 신기하다"고 비꼬았다.
이번 대선에 대해 문 사장은 "경제가 관심거리일 것"이라며 "경제와 사회는 함께 간다.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는데, 이것도 역시 경제가 안돼서 출산율이 낮아진 것"이라고 말해 '경제'를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인으로서 경제토론에는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 사장은 "(정책토론마당이 만들어진다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한 사람으로서 토론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한편, '통합과 번영'의 최윤 실무기획단장은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의 일환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대통령 후보를 만들어서 대선에 대응할 것"이라며 "축사한 사람들도 (대통령 후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를 하기로 한 사람은 문 사장 외에 함세웅 신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김병상 몬시뇰(천주교 정의평화구현사제단 고문), 오충일 목사(창조한국 미래구상 고문),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다. 함 신부는 건강 문제로 불참했고, 박 변호사의 불참에 대해 최씨는 "일정이 겹쳐서 축사를 글로 대신했다"고 밝혔다.
'통합과 번영'은 40~50대 민주화운동 출신 세력이 중심으로 현재 참여 발기인은 697명이다. 이 단체는 다른 시민단체인 '미래구상' '소통과 전망' '원탁회의 준비모임' '긴조(긴급조치), 집시연대(현 79, 80 민주화학생운동연대) 등과 연대해 자신들의 지향에 맞는 대선후보를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모임을 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