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집단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 김한길 의원은 8일 지난 주말 범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나 “열린당 중심의 통합은 가능하지도 않고 무의미하다는데 생각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열린당의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시 만남에서 얘기가 있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통합신당모임의 한 의원이 정 전 총장을 만났으며 정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이달 중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만남 당시의 발언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당시 만남에서 정 전 총장과 “21세기형 새로운 정치질서 재편으로, 정치만능주의를 벗어나 경제살리기와 민생제일주의 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또 기성 정치권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용기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어 “(당시 그 자리에서)나는 정 전 총장에게 ‘새로운 정치질서의 재편과정에 정 전 총장이 큰 역할을 맡아주셔야 한다. 시간이 없다. 정치참여를 선언하고 우선 대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장은 “나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신중하게 검토하겠다. 나는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입은 사람으로, 여기에 어떤 식으로 보답하는 것이 옳은지를 생각하는 중”이라고 답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통합신당모임이 정 전 총장에게 4․25 재보선 출마를 종요했거나 참여하기를 권유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재보선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제안했던 내용은) 정 전 총장의 정치참여선언이고, 여러말이 오갔지만 정 전 총장은 ‘대학교수로서 강의를 맡고 있는데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또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만남에서)열린당에서 추가 탈당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실제 (추가 탈당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총장의 4.25 재보선 역할에 대해서는 “(정 전 총장의 재보선 출마를 종용한 적은 없는데)정치참여를 빨리 결단하면 재보선에서 일정한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정 전 총장에 대한 느낌을 묻는 질문에는 “대화를 해보면 해볼수록 생각이 깊고 휼륭한 분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특히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도자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열린당과 한나라당을 뺀 나머지 정치세력들이 모두 하나로 모여야 하고 비정치권의 훌륭한 분들이 함께하는, 전체세력의 대표주자가 누구로 될 것인가하는 것이 대선에서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정 전 총장과의 향후 만남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의논할 수 있다"고 말해 추후 재만남 가능성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