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당이 무리하게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 경선준비위가 각 예비주자 진영에 제시할 '경선룰' 중재안을 기대했다. 이 전 시장은 7일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전남지역을 돌며 '호남권 민심당심 챙기기' 행보를 시작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전남 여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준위의 중재안을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당에서 합리적인 중재안을 내면 각 후보진영 대리인들이 토론해 어느 정도 좋은 결론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정권교체, 당이 승리하기위한 기준으로 판단하면 좋겠다"면서 "후보 개개인의 이해에 관심을 두면 바람직하지않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경선룰'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전 시장은 "후보 당사자가 그 문제에 결정적인 얘기를 하면 (경선준비)위원회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말을 아끼고 "결국 어느 시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가 하는 후보의 입장보다 당의 승리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후보간 입장차로 합의도출이 힘들지않겠느냐는 지적에는 "후보에 따라 (각자의) 논리가 있겠지만, 당이 중심이 돼 정권교체 의지를 갖고 공정하게 한다면 기한내 합의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 전 시장측은 시기는 현행대로, 선거인단은 확대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측 핵심관계자는 "경선 이후 대선까지 당을 정비하고 화합을 다질 기간이 필요할 것이며, 또 후보 중심으로 당의 이미지를 변모시키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 말해 현행 규정대로 시기가 결정되기를 희망했다. 경선참여범위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2003년 대표경선 수준(22만명) 혹은 그 이상이 돼야 하지않겠느냐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또 "남북정상회담이 2007년 대선에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지 국익에 도움된다면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방북배경과 목적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북미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정상이 만난다는 것은 국민도 의심한다"며 "추진 과정과 목적, 그리고 만나서 해야할 내용을 국민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남북회담'의 투명성을 재차 강조했다.

    '경선모드'로 돌입, 전국순회에 나서 민생현장과 당심챙기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이 전 시장은 주초 충청권 공략에 이어 호남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당초 지난달 초 호남지역을 방문할 계획을 잡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 지역 방문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방문 일정을 연기했었다. 따라서 이날 전남 지역 방문은 경선모드 돌입 이후 이 시장의 첫 호남 방문이다.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준비 중인 여수를 방문한 이 전 시장은 도착 직후 여수시청을 찾고 여수박람회 유치준비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여수박람회가 유치된다면 국가 전체에 주는 경제적 효과는 클 것이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국민전체 사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전 시장은 "개인소득 3만~4만 달러 시대와 국운융성을 위해서는 호남 경제가 살아나는 게 필수"라며 "경제가 살아날 때 지역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여수박람회는 전라남도 차원을 넘어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국민들이 깊은 관심을 갖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박람회유치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소호 요트장에서 지도선을 타고 개최예정지를 둘러본 뒤, 홍보관이 위치한 오동도를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여수 최대 재래 어시장인 교동수산시장을 찾아 시장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호남민심 껴안기에도 주력했다. 상인들은 "먼 길 오시느라 수고했다"며 이 전 시장을 반갑게 맞이했으며, 직접 회를 떠 내놓는가 하면 한 상인은 지역 특산물이라며 참숭어를 선물했다. 수십년간 이곳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한 상인은 이 전 시장의 손을 잡고 "거대한 꿈을 가진 분이 다녀갔으니 여수의 운명을 바꿔달라"며 "꼭 대통령이 돼서 시장을 이쁘게 만들어주쇼"라고 주문했다. 이 전 시장은 "좋은 날이 올거에요"라고 희망을 전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여수시민회관에서 여수박람회준비위원회와 여수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열기 확산을 초청 특강'에 참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빽빽한 일정 가운데 틈틈이 지역 당원과 당직자들과 접촉을 통해 '당심다지기'에도 힘을 기울였다.

    한편,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팬클럽 MB연대는 여수공항에 도착한 이 전 시장에게 '거북선'모형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MB연대는 지난주 제주방문 당시에는 '민경이(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이명박)'이라는 애칭을 붙인 돌하르방을 전달했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광주로 이동해 호남권 챙기기 행보를 이어간다.[=여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