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신당모임이 5일 열린우리당 잔류파의 뒤늦은 '구애'를 비판했다.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열린당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으로 진통을 겪는 이유는, 신임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한나라당과 주택법과 사학법의 빅딜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법적으로 엄연히 교섭단체인 통합신당모임을 배제한 양당간의 협정에 섭섭함을 토로하고 나선 것.

    양 대변인은 열린당의 신임 지도부를 정조준했다. 그는 "사학법과 주택법을 연동시켜 두 문제 모두 뒤엉키게 만든 것은 열린당 신임 지도부 책임"이라면서 "사학법은 사학법이고, 대표적 민생법안인 부동산 관련법은 부동산 관련법이란 자세로 나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열린당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이 사학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한다면 다른 정파 소속 의원들과 협의해서라도 처리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 양 대변인은 "(열린당이) 한나라당과 밀실에서 담합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다른 정파와의 연대를 말하는 열린당 지도부의 정치도의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열린당은 한나라당만을 대상으로 하는 밀실협의를 멈춰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제 정당 교섭단체와 대화의 물꼬를 열고 개방적으로 국가 주요 민생문제를 논의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양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열린당의 자세나 태도가 국회법 정신에 정면으로 어긋나고, 정치도의상 문제가 있다"며 "주택법과 같이 대의명분이 있는 법안을 다른 법안과 연계한 것은 열린당이 한나라당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의 당론으로 사학법 관련 법안을 제시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양 대변인은 "우리까지 어떤 안을 내놓으면 더 혼란스럽기 때문에 (안을 내지 않는다는) 대승적 판단을 했다"면서 "주택법과 사학법의 (열린당 법안으로) 통과·처리는 당연하지만, 열린당의 뒤늦은 '구애'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주택법·사학법에 관한 통합신당모임의 입장은 사실 열린당과 별 차이가 없다. 통합신당모임은 교섭단체인 자신들을 배제하고 '열린당이 한나라당과 밀실협의해놓고, 이제와서 협조를 요청하는 태도가 개탄스럽다'는 입장인 것. 사학법과 관련한 통합신당모임의 의견에 대해 양 대변인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 취지의 골간을 흔들지 않는다면 (방법론에선) 유연하게 임할 수 있다는 것이 (통합신당모임의) 기본원칙"이라고 말했다. 

    한편, 열린당 정 의장은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입법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다른 정파, 다른 정당들도 이런 문제에 동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장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계속 사학법과 다른 법안을 연계하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까지 할 수 있다. 직권상정하면 주택법을 열린당과 함께 처리하자는 데 이론을 제기할 당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