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개혁 통합신당모임의 전병헌 의원이 27일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정치참여를 위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범여권이 해야할 일은 정 전 총장 영입 경쟁이 아니라, 왜 정 전 총장인지에 대한 선행 가치 담론"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정 전 총장을 '구원투수'로 지칭했다. 그는 "여전히 정 전 총장은 여러 면에서 위기에 빠진 평화·개혁·미래 세력에게 구원투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인물임에 틀림없다"며 "정 전 총장은 '때'가 되면 스스로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할 수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는 전 의원은 "'때'를 성숙시키기 위해 할 일은 ▲새로운 정치질서와 정치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 전 총장의 (영입) 이유를 대중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개혁·진보·미래세력의 각 단위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버리는 대통합 운동을 추진하고, '국민후보'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정 전 총장을 향한 '러브콜 아닌 러브콜(?)'로 보인다. 그는 통합신당모임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고, 최근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서자' 운운하며 두 차례나 탈당을 촉구했다. 범여권에 이렇다 할 대권 후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강금실 전 법무장관,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오르내리고 있는 중 손 전 지사에 이어 정 전 총장을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전 의원은 범여권의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그는 "작년 말 잠재력 가득한 정 전 총장을 신뢰 잃은 여권이 함부로 끄집어 내고 다뤘다"며 "본인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여권의 일방적 의사만으로 마무리된 정 전 총장의 정치권 '데뷔(?) 아닌 데뷔' 해프닝으로 정 전 총장의 지지율은 지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또 다시 범여권이 이같은 우매한 짓을 반복할까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정치참여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전 의원의 주장은 '고건 학습효과'의 맥락으로 풀이된다. 범여권의 구심점 역할을 하리라 기대했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기존 정치의 벽에 한계를 느꼈다"며 대선불참선언을 한 것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 정 전 총장도 기존 정치세력이라는 '비빌 언덕'이 없는 것은 똑같은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이미 대선후보 지지율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한 반면, 범여권은 고 전 총리 이후 이렇다할 대권후보는 상황에서 범여권의 '대권후보찾기' 안간힘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