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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검증’을 둘러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신경전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 당 지도부의 ‘말발’은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당 중심으로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던 ‘강재섭호’는 오히려 두 유력 대선주자의 대선 경쟁에서 뒤로 밀려난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며 당내 경선을 대선후보가 아닌 당이 중심이 돼 “후보들의 단합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중립모임이 14일 발족됐다. 모임 이름도 ‘당이 중심되는 모임’(중심모임)이다. 3선인 권영세 최고위원, 맹형규 의원,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 주도로 원내·외 인사 18명이 모였다.
권 최고위원은 “의원들이 이쪽, 저쪽에서 (줄서기)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일종의 피난처 정도로 생각하는 그런 모임은 생각하지 않겠다”며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려면 경선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고민하고 구체적 결과가 나온다면 어느 후보에게 욕을 먹더라도 (공정경선을 위한 역할을) 기꺼이 맡겠다”고 다짐했다. 치열한 당내 대선주자간의 대선 경쟁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날 국회기자회견에서 “후보들의 다양한 검증을 유도하고 외부로부터의 중상모략과 음해공작에 단호히 맞서 후보를 지켜내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후보검증청문회’ 도입 필요성 여부를 비롯해 후보 검증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 당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는 견인차 역할을 다하겠다“며 “‘공정경선 '틀’을 만들어 나가는 데 관심을 집중하고 대안을 마련해 당에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당 경선준비기구 ‘2007국민승리위원회’ 부위원장인 맹 의원은 ‘후보검증’ 논란과 관련, “당내 사태가 안타깝고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식으로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면 국민에게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 후보 진영에 자중을 촉구해 좋은 후보가 나타나 국민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심모임은 이날 “경선 이전에 21세기 대한민국 발전전략과 한나라당의 집권비전 및 정책 근간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정책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했다. “대선후보들과 의원 및 당협위원장, 당원들이 전국을 돌면서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겸허히 듣고 동시에 어떤 후보가 경선에서 선택되든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반드시 관철해낼 정책의 근간을 확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는 지난해 10월 중립을 표방하며 31명의 의원이 모여 만든 ‘희망모임’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며 중도모임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이 중심되는 모임’ 회원 명단>
국회의원 : 권영세 김성조 김기현 김정권 나경원 맹형규 이명규 이주호 임태희 장윤석
원외당협위원장 : 김성호(서울 광진갑) 김정기(서울 노원병) 김태기(서울 성동갑) 서장은(서울 동작갑) 심규철(충북 영동·보은·옥천) 오경훈(서울 양천을) 윤석용(서울 강동을) 최거훈(부산 사하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