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한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6일 당내 '정체성 논란'에 대해 "한심하다. 새로운 것을 내 쳐버리면 한나라당엔 미래가 없다"며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6일 KBS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낡은 것이 새 것을 내쫓으려는 것은 한심하다"면서 "한나라당엔 보수주의를 끊임없이 혁신·개혁하는 선진화 개혁세력이 당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있는 것을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서 오히려 새로운 것이 들어오는 것을 내 쳐버리면 한나라당엔 미래가 없다"고 일갈했다.

    사회자가 손 전 지사의 민주화 운동 전력과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점을 지적하며 "손 전 지사도 당론과 배치되는 주장을 해왔는데, 정체성 논란의 대상으로 지목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손 전 지사는 "내가 한나라당 그 자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화 운동 경험과 경기도지사 시절 77만개의 일자리를 만든 것, 문화사업에 적극적이었던 것이 당 정체성에 위배된다면 당 정체성은 뭐냐"면서 "보수·냉전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나, '도로 민정당' 되는 것이 당 정체성이냐"고 반문했다. 

    해체수순에 접어든 당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에 대해 손 전 지사는 "결국 구태정치의 표본인 줄 세우기가 젊은 의원들을 못 살게 한 것"이라며 "(이는) 권위주의 정치와 줄 세우기 정치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을 걱정하는 것도 현실이지만, 젊은 정치인들의 엄격한 자기관리와 반성도 아쉽다"며 "어느 후보를 지지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양심과 소신, 이념, 비전에 따른 지지인가를 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경협 강화와 유의미한 남북정상회담은 필요"

    손 전 지사는 "북핵해결을 위해 정치적 이용없이 국제공조, 특히 한미 간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라면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 말해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면 안된다"며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임기 얼마 안남은 대통령이지만) 마지막 날까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돈 오버도프 교수(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와 조찬을 한 것과 관련, "오버도프 교수는 6자회담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북한 핵 포기에는 회의적이었다"며 "비관적인 얘기였지만, 국제 공조체제를 강화해서 결국은 북핵폐기로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 경제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