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내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10명 중 7명은 한나라당이 좀 더 진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플러스'에 의뢰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정책이나 정당 운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1%가 '지금보다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지금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와 '좀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10.2%와 10.8%에 그쳤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더 진보적으로 가야 한다'는 응답이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75%로 수도권(74.2%)과 충청권(6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최근 한나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보수적 정체성 강화" 주장에 제동을 걸 만한 결과로 풀이될 수 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도 유권자의 71.6%가 차기정부가 진보 혹은 중도여야 한다고 응답해 한나라당의 성향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일회성 의견이 아님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한겨레신문의 같은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여권 대선후보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 전 지사가 수차례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유권자의 24.7%가 손 전지사를 차기 여권 후보로 꼽았다. 이는 현재 여권의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16.6%),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11.5%), 김근태 열린당 의장(5.8%) 등 여타 후보들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손 전 지사는 특히 잠재적 여권 후보 가운데서는 40대(31.2%)와 수도권 (30.5%), 대졸 이상 고학력층(30.2%)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율 조사에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47.7%로, 2위인 박 전 대표(16.4%)를 거의 3배 차이로 따돌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해 12월 26일(25.1%포인트)조사 보다 더 벌어져 31.3%포인트였다. 반면 여권 후보의 적임자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손 전 지사는 전체 조사에선 4.0%에 그쳤다.

    지난 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