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필요한 것은 토목공사가 아니라 국토공간에 대한 창조적 발전전략이다"
    "60, 70년대 개발독재시대 한강의 기적에 안주하고 아직도 그 향수에 젖어있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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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동시에 공격하고 나섰다.

    손 전 지사는 31일 자신의 외곽조직인 동아시아미래포럼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1세기 광개토전략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토목공사가 아니라 국토공간에 대한 창조적 발전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60, 70년대 개발독재시대에 국가가 모든 자원과 제도를 손에 쥐고 기업들을 진두지휘해서 이뤄냈던 한강의 기적에 안주하고 아직도 그 향수에 젖어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와 박 전 대표의 '열차 페리'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손 전 지사는 경제적·문화적 영토를 넓히자는 자신의 '광개토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광개토전략'의 구체적인 목표로 ▲교육강국 전략 ▲기업 르네상스 전략 ▲글로벌 경제협력 전략을 소개했다. 교육강국 전략은 창조적 지식과 글로벌 활동능력을 가진 '디지털 주몽'을 매년 10만명씩 양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세계 100대 대학 10개를 만들어낸다는 전략이다. 기업 르네상스 전략은 매출 100조 순이익 10조를 창출해낼 수 있는 세계 일류기업을 10개 만들고, 유일의 기술을 가진 매출 1000억 이상의 중견기업을 1000개 만들고, 나아가 매출 100억 규모 중소기업을 1만개 만들겠다는 목표다. 또 글로벌 경제협력 전략은 우리나라가 한·중·일 3국의 경제협력체 구성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세계 경제권과의 교류에 관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손 전 지사는 글로벌 경제협력체제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흐름은 이제 선택조건이 아니라 필수요소"라며 "한미FTA뿐만 아니라 한·일, 한·중, 한·아세안, 한·EU 등의 FTA도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동북아지역만 해도 중국, 일본, 한국이 아니라 북경권, 상해권, 동경권, 오사카권이라는 지역경제권으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서산, 당진, 원주, 춘천까지 포함하는 광역수도권, 낙동강 유역 중심으로 영남경제권, 그리고 호남·충청도 장기적으로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안석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잘되기 위한 기본 원칙은 '개방과 경제'"라며 "민간부문이 주도권을 쥐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갖고 세계시장에 나가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있다"고 말해 손 전 지사의 '광개토전략'에 의미를 부여했다. 안 교수는 "최근 몇년동안의 경제상황은 다분히 '인재' 성격이 강하다"며 "우리 경제가 잘되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준비된 100석의 자리와 보조석까지 꽉 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으며, 손 전 지사는 도착하자마자 테이블을 모두 돌며 참석자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