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에게 빚 독촉을 하고 나섰다. 박용진 대변인은 26일 “정 전 의장과 천 의원 등 탈당하는 (열린당) 지도부는 갚기로 한 돈을 모두 갚고 갈라서든지 하라”고 빚 청산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대선을 위해 열린당이라는 ‘짐’을 털어 버리려는 정 전 의장과 천 의원에게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의 불법대선자금을 갚겠다는 약속부터 지키라는 것이다. 정 전 의장은 2004년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정당보조금을 삭감해서라도 불법대선자금을 갚겠다고 했으며 천 의원은 당 원내대표직을 역임했다. 또한 열린당은 불법대선자금을 갚는다며 ‘세비 갹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열린당은 해산하기 이전에 국민에게 갚기로 한 돈은 모두 갚고 해체하든 갈라서든 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 후보 캠프, 지금으로 말하면 열린당이 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불법정치자금이 총113억 6200만원이라고 검찰이 발표했다”며 “국민에게 약속했고 갚아야할 돈이 있다면 열린당은 해체를 얘기하기 전에 돈을 갚는 게 도리다. 돈부터 갚길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열린당이 그토록 낡은 정치세력으로 몰아세웠던 한나라당은 당사와 천안연수원을 매각해 불법대선자금을 갚는 시늉이라도 했다”며 “열린당은 세비에서 적립해서 갚겠다는 방식을 내놓고도 지금 얼마나 그 돈이 모였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열린당 의원들이 열린당을 해체하고 다른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마당에 국민에게 진 빚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박 대변인은 열린당 의원들의 탈당 자제를 당부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야망에 부푼” 정 전 의장과 천 의원에게는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라며 공세를 강화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탈당 자제 발언에 “두 유력주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며 그 이유가 “염동연 의원은 말할 것 없고 정 전 의장과 천 의원 두 사람 모두 호남 맹주자리가 비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빈자리에 열린당의 옷을 벗고 맹주가 되고 싶을 것”이라며 “그래서 야당을 낡은 정당으로 치부하며 탈당을 계산하고 있는데 노 대통령이 난데없이 탈당 재고를 얘기하니 야망에 부푼 두 사람에게는 천장 무너지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