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제작콘텐츠)규제 방침에 대해 "과연 인터넷 미디어시대에 그런 규제가 효율적이고 적절한 것인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판도라TV'와 '디시인사이드' 주최로 열린 'UCC를 활용한 제17대 대통령 선거전략 설명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선거 관리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라는) 이런 점은 이해가 되지만, 미디어 수단의 변화를 사회발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포지티브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선관위의 '미성년자 동영상 제작·게시 금지' 판단을 비판했다. 그는 "(UCC를) 부정적으로 생각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억제하는 네거티브 방향으로 보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선관위의 규제가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손 지사는 "작년 '타임'지에서 올해의 인물로 'YOU(당신)'를 선정한 것을 보면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했다"며 "UCC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에게 편안함을 주고 창조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설명회에는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축사 메시지가 전해졌고, 많은 취재진과 선관위 관계자 및 각 캠프 관계자가 참석해 200석 규모의 자리가 꽉 찼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손 전 지사는 '판도라TV'에 개설된 자신의 채널에 올려진 동영상을 보기도 하는 등 UCC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대학생들이 만들어 올린 자신의 동영상 세 개를 차례로 다 보며 "너무 길고 지루해서 아무도 안 보겠다. 학생들이 순수하고 (날 닮아) 진지해서 그럴 것"이라며 "(만들어준 대학생이)고맙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요샌 전철을 타도 뭘 들고 있는 사람을 보면 조심스럽다. 다 인터넷 시대, UCC때문일 것"이라며 "UCC는 단순히 대선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황승익 판도라TV 이사는 발표자로 나서서 UCC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02년 노무현 당시 후보의 눈물 TV CF, 작년 8월 미국 중간선거 때 인종차별 발언이 동영상에 찍혀 낙선한 공화당 조지 앨런 상원 의원 등을 보면 UCC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며 "특히 만 19세 유권자들은 UCC 세대이므로 'UCC선거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이사는 "만 19세 유권자는 약 60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7%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선택이 주요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네티즌의 마음을 읽기 위해선 '나대니즘'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대니즘'이란 동사 '나대다'와 외래어 '나르시시즘'이 합쳐 만들어진 신조어로, 주목받고 싶어하는 네티즌의 성향을 대변한 것.

    그는 "UCC트래픽이 1년 반만에 50배 가까이 4989% 증가했고, 2006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YOU'가 선정된 것이 (UCC가 중요한) 이유"라며 "구체적인 예로 구랍 21일 여중생 폭행사건은 당일 판도라TV 조회수만 115만"이라며 UCC가 올 대선 전략에 중요한 한 축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 설명회에선 황 이사의 '새로운 인터넷 미디어 UCC'발표 외에도 'UCC와 여론형성(배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동영상UCC와 선거의 이해(박인철 판도라TV 상무)' '제3의 여론, 인터넷 네티즌과의 커뮤니티(박주돈 디시인사이드 부사장)' 등의 주제가 발표됐고 UCC활용방안 교육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