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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22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임 의원이 당내 정계개편 논의와 관련해 첫 탈당 테이프를 끊고 나섬에 따라 열린당 의원들의 대거 탈당 러시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은 향후 열린당의 분화 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여당 내부의 논의를 토대로 본다면 열린당은 향후 3분할 내지는, 많으면 6개로의 복잡한 분화가 불가피한 모습이다. 친노(親盧)그룹이 중심이 된 당 사수파와, 통합신당파 내부의 보수․중도신당파와 개혁신당파로의 3분할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계개편 주도권 잡기가 치열해질 경우 최대 6분할까지도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이런 분화 양상이 교섭단체(의원 20명)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끊임없는 이합집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반한나라당’연대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당 전략기획위원장 이목희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시사프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대거 탈당 사태가 오면 3분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당 사수파와 신당파 내부의 개혁적인 그룹과 보수색채가 강한 그룹으로의 분화를 전망했다.
이 의원은 “하나는 소수가 당에 잔류할 것이고, 나가는 사람 중에도 이른바 개혁적인 색채가 강한 사람과 보수 색채가 강한 사람이 같이 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결국은 당에 남는 사람과 대거 탈당하는 사람들 중에서 개혁성향 의원들과 보수성향 의원들이 사실상 활동을 달리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보수적인 사람들은 민주당에 방점을 찍을 것이고 개혁적인 사람들은 민주당과도 함께 할 수 있긴 하지만 시민사회 전문가그룹, 지식정보화 쪽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과 함께 할 것 같다”면서 “결국은 합치겠지만, 문제는 강조점을 어디에 두느냐는 차이다. 아주 보수적인 일부 의원들은 호남당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사람들과 과연 함께 할 수 있겠는가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의 3분할 전망과 달리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 싸움이 격화된다면 최대 6분할까지도 예상한다. 당 사수파 중에서도 김형주 의원과 김두관 전 최고위원으로 대변되는 강경 사수파와 김혁규 의원 등으로 분류되는 온건 사수파로, 사수파 내부의 분화도 예상된다.
또 통합신당파 내부도 크게는 보수․중도신당파와 개혁신당파로 구분되겠지만, 당내 최대 계파인 정동영 전 의장을 축으로 한 중도신당파와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민생개혁을 앞세운 강경 신당파로 분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김근태 의장계가 주축이 된 혁신당파와 염동연 의원과 재선그룹이 중심인 제3지대 신당파로 분화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물론 신당파 내부의 이같은 분화는 ‘반한나라당’ 진영의 대통합신당 추진이라는 공통 분모가 깔린 만큼 탈당 이후에도 끊임없는 이합집산을 거치면서 큰 틀로 합쳐질 과정이 농후하다는 판단이 앞선다. 결국 이들이 큰 틀로 합쳐질 시기가 문제인데, 자칫 대선을 직전에 앞두고 극적인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당 내의 이같은 움직임을 놓고 확실한 단일대오를 갖춘 신당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각 진영에서 '나홀로' 지지세 결집에 나선 뒤 대선을 직전에 두고 합당을 비롯해서 대선후보 단일화 등의 '정치적 시선끌기'를 통한 대통합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보이기도 한다.
이와 함께 탈당을 통해 '열린당 색깔'을 털어낸 이들이 각 진영에서 '나홀로' 지지세 결집에 나서는 과정에서 기존정치의 한계를 넘어선 '선진한국' 등 새로운 대선 키워드를 앞세워 한나라당 내 유력 차기 대선주자와의 연대를 본격화할 움직임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