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18일 당 일각에서 자신에게 당권 도전을 요청하는 데 대해 “열린당 당권에는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이달 말 임기만료를 앞둔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인터넷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자신의 향후 역할 중 하나로 제기돼 온 당의장 출마설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향후 역할에 대해 “(당내에서) 여러 가지로 요구받고 있는데,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름대로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의 진로 및 향후 정계개편 방향을 비롯한 범여권의 대선구도 등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해보자” “반한나라당 전선 구축이 새정치세력(통합신당)의 비전이 될 수 있는지…(봐야 할 것)”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향후 역할을 놓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는 또 “4월 재보선때 쯤에는 평화개혁세력, 중도개혁세력 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언급, 오는 4월 재보선을 범여권의 대선구도 윤곽이 드러날 첫 분수령으로 내다봤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의 지지율 등을 언급하면서 “국민들은 균형감각이 있기 때문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 독주체제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고건 전 국무총리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서도 “오죽 힘들었으면 그랬겠느냐…”라며 현실정치의 한계를 언급하면서 “(고 전 총리가) 5․31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줘야 했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또 그는 작년 10․26 재보선 직전 고 전 총리와 만난 나눴던 얘기를 풀어놨다. 김 원내대표는 “재보선 직전 고 전 총리를 만나 5․31 지방선거를 그렇게 넘어갔는데 이제는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줘야 하고 정치적으로 (영향력이)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그 자리에서는 거부하거나 긍정하지 않았으며, 측근들끼리 얘기만 오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울러 지난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당시 후보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단을 이끌 당시의 피말렸던 순간들을 언급하면서 “어렵게 만들어놨는데, 국민지지도가 바닥에 떨어져 안타깝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 원내대표직을 수행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와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 자신을 청와대로 불러 사립학교법 문제를 양보하라고 했을 때를 꼽았다. 그는 전효숙 재판관 문제와 관련해서는 “참 마음이 아팠다. 심정적으로 올인하고 싶었다. 노 대통령도 ‘굴복’이라고 표현했듯이 현실정치를 피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풀어놨다. 또 사학법 문제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나를 불러서 사학법 양보하라고 했을 땐 정말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임 당의장(정세균)이 이뤄놓은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사학법이 큰 걸림돌이었다. 사사건건 한나라당에서 사학법을 거론했으며, 그런 프로세스를 갖고 어렵게 (원내대표직을 수행해)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