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고건 전 국무총리가 16일 대선 불출마선언을 함에 따라 향후 그의 지지자들이 누구를 선택할지가 주목된다. 각종 여론 조사기관과 정치권에선 이날 고 전 총리의 불출마선언으로 그 수혜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우선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다수의 고 전 총리 지지표가 부동층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17일 "고건 변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대다수 지지자들이 부동층으로 흡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리서치앤리서치'의 정효명 대표는 "(고 전 총리) 유권자의 선택권에 타 후보군이 들어가지 못한다"며 "다수 지지자들이 선택을 보류하며 부동층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리서치플러스'의 임상열 소장은 "고 전 총리 지지층은 특징을 정의하기 어렵다. 갈 데가 마땅치 않은 표들이 흘러와 고여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먄서 "다수의 유권자들이 부동층으로 흡수될 것이다. 그들이 움직이는 것은 여권의 대표주자가 정해진 이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 전 총리 불출마로 부동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그 나머지 표가 누구에게로 향할 것인가에 대한 여론조사는 엇갈린 결과를 내놓고 있다. CBS와 '리얼미터'는 16일 긴급 여론 조사를 벌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최대 수혜자'라고 발표했다. 이 조사는 고 전 총리 불출마 선언 이후 정 전 의장의 대선후보 선호도는 6.6%로 지난주에 비해 3.6%P 올랐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날 SBS의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고 전 총리 지지층 절반이 한나라당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각 조사기관의 조사결과가 엇갈렸다.

    시사평론가 유영호씨는 16일 'YTN' 인터뷰에서 "1차적 수혜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될 것이지만 전통적 여권 지지자들은 상실감을 느끼고 관망세를 유지 할 것"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중앙일보는 17일 주승용 열린우리당 의원의 말을 인용 "관망층 상당수가 이 전 시장에게 몰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2월 갤럽조사에서 "고건 지지자의 '고건 불출마시 지지할 다른 후보'"조사항목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각각 25.0%와 13.3%의 지지로 1,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었다. 이 보도 내용을 근거로 조선일보는 이날 양강체제를 굳힌 이 전 시장과 박 전대표가 1차적인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리서치앤리서치 정 대표는 "다수 부동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지층은 밴드왜건 효과로 인해 이 전 시장과 정 전 의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정 전 의장에게 표가 몰리더라도 소수가 이동하기 때문에 빅3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디오피니언'의 안부근 소장은 "단기적으로는 이 전 시장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고 여권에선 미미하지만 정 전 의장이 수혜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고 전 총리 지지표가 이동하는 것은) 범여권의 '새판짜기'가 성공하느냐, 못하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