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내던지고 싶어도 난파선에서 먼저 뛰어 내리는 쥐새끼라는 오해와 비판이 두렵기만 하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이 15일 당의 진로와 정계개편 등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당 상황에 대한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피력, 눈길을 끈다.

    안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신당의 모습이 ‘도로 민주당’이 돼서도 안되고 ‘도로 열린당’이어서도 안되는데 그렇다고 이대로 당을 지키고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라면서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솔직히 사방이 깜깜하다. 엄동설한 벌판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헤매는 심정”이라면서 “다시 거친 벌판으로 나가고 싶지만 그곳이 따뜻한 온돌방이라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내던지고 싶어도 난파선에서 먼저 뛰어 내리는 쥐새끼라는 오해와 비판이 두렵기만 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신당을 만들려는 분들 내에서 존재하는 노선 차이가 당을 혼란스럽게 보이도록 한다”면서 그 대표적인 사례로 김근태 의장과 강봉균 정책위의장간의 갈등을 꼽으면서 “원내대표가 임명한 정책위의장이 당의장에 맞서 분열을 야기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강 정책위의장이 김 의장을 향해 ‘좌파’라고 비판한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안 의원은 “결국 문제는 지도력”이라면서 “그동안 8명의 당의장 교체가 열린당 지리멸렬의 주된 원인이듯이 앞으로 정계개편 과정에서도 지도력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될 것이다.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없으면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 의원은 이와 함께 차기 대선과 관련, “한나라당의 승리는 이 땅의 역사가 보수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구정당이 또다시 분단조국의 남쪽에서 정권을 잡게 되면 남북화해 교류는 얼어붙고, 남북대결 구도가 한층 심화될 것이 뻔하다. 그들은 ‘무찌르자 공산당’으로 먹고사는 정당이기 때문이다. 또 신자유주의 시장논리를 신봉하는 그들은 가진 자들을 위해 온갖 편익을 제공하여 양극화 현상을 제도적으로 고착화시킬 것”이라면서 “저들이 정권이 잡게 되면 나는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나 뿐만 아니라 이 나라를 올곧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 한나라당에 정권을 돌려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6.10 민주화항쟁 20주년을 맞는 올해 2007년에 역사의 죄인이 되어 통곡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지금은 캄캄한 어둠 속에 있지만 결국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국민들은 결국 개혁과 진보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안 의원은 작년 5․31 지방선거 직전 이른바 김한길 원내대표의 ‘경악할 만한 비리’ 발언 원인제공을 했던 장본인으로 당시 안 의원의 입에서 나온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별장파티’라는 설익은 폭로는 김한길 원내대표를 ‘무책임한 폭로정치’의 주역으로 내몰면서 곤욕을 치르게 해 당내에서조차 눈총을 받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