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차례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 …(김 의장과는)토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좌파’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김근태 의장을 비난했던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15일 정책 노선을 놓고 벌어졌던 그간의 상황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피력하면서 또다시 김 의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강 정책위의장은 이날 보도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토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토론이 불가능하다” “여러차례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김 의장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강 정책위의장은 “비상대책위 공개회의가 끝난 후, 문제제기를 하면 (김 의장은)토론으로 연결시켜주지 않는다. 그래서 비대위가 중요한 정책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토론을 하는 것을 못봤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토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얘기는 듣지만 자기 생각을 써와서 발표하는 식으로 하니까 토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이어 “나같은 사람 얘기도 경청해야 하지 않겠느냐. 어떤 정책 문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나같은 사람 의견도 한번 들어보고 싶어서 전화하는 일이 없다”면서 “그 분이 관료출신들에 대한 신뢰가 적은 분인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고통을 느꼈다”고 했다. “(제가)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겠느냐”고까지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서민경제 회복한다고 할 때도 진심을 보이려면 시장친화적인 이미지를 경제계가 바라는 것이니깐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처음에는 그렇게 하는 것 같더니 결국 크게 변하지 않았다. 북핵 실험 뒤에도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니 우리가 변화된 목소리를 내야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또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도 “특위 만들자고 하더라, 그래서 ‘정책위의장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만들자고 했다. 시민단체 등의 얘기를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창구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얘기를 우리가 정책으로 채택할 때는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지, 한 건 한다는 식으로 한면 안된다고 여러차례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주택공급이 중요하다고 하면 측근 의원 입을 통해서 건설업자 편을 든다고 애길하는데 엄청나게 자존심이 상했다”고까지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최근 정책 노선을 놓고 김 의장과 벌인 그간의 상황에 대해 “(그동안 비난했던 것은) 말장난 이었다. 내가 그 분과 대학동창이고 우리 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인재도 충분치 않아서 어떻게든 그분의 지지도가 올라가기를 바랐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그렇게 안되고 내가 마치 그 분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다른 계파로서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그간 정책 노선을 놓고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대해 “김 의장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을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했었다. 그러나 “민심이 왜 열린우리당을 떠났는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우리가 어떻게 달라져야만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가에 대한 정책적 토론이 없는 통합신당 창당은 국민을 감동시키기 어렵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었다. 불과 하루만에 강 정책위의장이 기존 입장이 불거지면서 정책 노선을 둘러싼 여당 내부의 갈등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