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야당이 개헌을 받아주면 (열린우리당을)탈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진정으로 개헌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개헌이 부결될 것을 전제로 그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민노당은 노 대통령의 이날 기자간담회를 "대국민 설득의 장이라기 보다 자기 주장만 앞세운 실망스런 기자회견"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야당에 자극적인 발언을 해 새로운 논쟁을 만들려는 노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태도가 확인된 유감스런 자리였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일장훈시, 고집불통, 야당자극, 논쟁유발'로 정리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박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이 야4당의 오찬거부를 "오만한 자세"라고 비판한데 대해서는 "각 정당과 사전 협의도 않고 개헌을 발의한 노 대통령의 오만함은 도대체 뭐냐"며 "초청 거부야 말로 가장 강력한 의사표시이자 대화방법이란 사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이어 "야당 대표의 초청거부 의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하느냐"고도 했다. 박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민생문제는 꼼꼼하게 잘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지금 잘되는 민생문제가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도 "극히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상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은 개헌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열린당을 탈당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 이후에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수차례 피력했지만 오늘 기자회견에선 야당들이 개헌을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면 탈당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며 "결국 현재 상황에서는 탈당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