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차기 대권주자 중 한명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8일 당내 대선 경선 방식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여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한다고 (한나라당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개인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시기를 늦추고 국민 참여비율을 늘릴수도 있다는 최측근 유승민 의원의 발언에 대해 “그분 개인 생각”이라고 일축 한 뒤 “거기(경선방식)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생각이니까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안을 다 해야 한다고 해서 나는 손도 안대고 만들었다”며 “(현 경선방식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공감한건데 여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현 규정은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몇몇 사람이 바꾸자고 해서 되겠느냐”고 경선 방식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박 전 한나라당 대표는 또 대북·안보 문제에 대해 한층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선개입’을 시사한 북한 신년사설과 관련, “북한이 더 이상 내정간섭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김정일에게 사과와 해명,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북한과 노무현 정부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북한의 신년사설을 ‘내정간섭’이라고 규정한 박 전 대표는 주먹으로 여러차례 책상까지 치면서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대한민국 올해 대선이 여야 대결이 아닌 야당 대 북한과 여당의 합작으로 치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선 정국에서의 ‘신북풍(新北風)’을 경계했다.

    북한을 향한 박 전 대표의 강한 경고성 멘트는 당내 경쟁자들과의 차별화뿐만 아니라 평소 강조해온 ‘위기에 강한 여성론’으로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측은 “지금 한나라당 대권주자들 중 북한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여성인 박 전 대표 외에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또한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한 차례씩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는 등 언론과의 접촉빈도도 늘릴 계획이다.

    “올해에는 잘못 가는 나라를 반드시 정권재창출로 바로 잡아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잘 사는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겠다”며 대권을 향한 강한 의지부터 피력한 박 전 대표는 이어 “정부·여당쪽을 보면 이렇게 나라를 망쳐 놓고 국정을 바로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집권연장을 하겠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당을 깨고 정계개편을 하겠다고 하고 심지어 모병제를 하겠다며 군복무단축 이야기를 꺼내고, 남북정상회담 이야기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기다 북한까지 나와서 대한민국 내정에 노골적으로 간섭했있다. 북한 노동당 신년 사설을 보면 한나라당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며 “작년 6월 광주에 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이 한나라당 집권하면 한반도가 전쟁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고 대한민국을 위협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희한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북한의 대선 개입, 내정간섭에 한마디 사과나 해명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통일부 장관이 간단하게 유감을 표명한 정도로 넘어가려 하고, 한술 더 떠서 북한 빈곤은 우리도 책임이 있다며 북한에 더 지원하는 것에만 관심 갖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주권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김정일에게 사과와 해명, 재발방지를 요구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일이 사과, 해명, 재발방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정부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식량·비료 지원 등을 중단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며 “북한이 더 이상 내정간섭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라”고 축구했다.

    박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그동안 얼마나 자주를 외쳤느냐. 할 말은 하겠다고 이야기한 노 대통령이 이런 공공연한 내정간섭에 대해서는 한말 안하는지 의아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담보돼야 한다며 “핵문제를 해결하는 남북정상회담이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전혀 의미가 없다. 핵을 완전히 해결하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표 퇴임 이후 처음으로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해 사무처 당직자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는 등 당심(黨心) 공략 발걸음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