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내 통합신당파 전병헌 의원이 20일 “개인적 소영웅주의나 4년 전 승리에 도취해 근거없는 낙관과 독선의 논리를 고집해선 안 된다”면서 당내 친노진영을 주축으로 한 당 사수파를 직격하고 나섰다. 당의 진로를 놓고 당내 신당파와 사수파간에 기선제압을 위한 반격에 재반격으로 맞서면서 일대 충돌을 위한 전운이 슬슬 달아오르면서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당내 중도통합 의원 모임인 ‘국민의 길’ 대표인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같이 말하면서 “내년 3, 4월까지 ‘낙동강 전선’의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이제 ‘4년 전 승리의 도취감’은 버리고 국민의 큰 길을 걷자”고 주문했다. ‘개인적 소영웅주의’ ‘독선의 논리’ 등의 표현을 써가며 당 사수파를 겨냥했다.

    전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가 19일 노 대통령당선 4주년을 맞아 친노인사가 주최한 기념행사에서 통합신당파를 겨냥, “아무런 원칙도 없이 당을 깨자는 것에 대해 맞서 싸울 것”이라며 당의 진로 논의와 맞물려 본격적인 정치활동재개 움직임에 나서면서 자칫 당 사수파의 조직적인 반발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의원은 이어 “우리는 지난 2002년의 승리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데 실패했다. 유례없는 국민참여로 승리를 이뤄놓고도 집권 이후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다”면서 “참여의 빈자리에는 승리의 도취감과 오만이 자리 잡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여전히 ‘승리의 도취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낙관론에만 기대기에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다르고 엄중하다”고 했다.

    전 의원은 “내년 대선의 최대 이슈는 우리 사회의 특권·보수층의 정치세력인 한나라당에 다시 정권을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변해야 한다”면서 “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처절한 몸부림을 쳐야 한다. 현재의 상황과 판세로는 도무지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음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면서 통합신당추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내년 3, 4월까지는 전열을 정비해서 ‘낙동강 전선’과 같은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반격의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과감한 전략 수립도 가능하다”면서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실용-개혁’ 논쟁만큼이나 부질없는 소모적인 논란은 종식되어야 한다. 어려운 환경을 이용하려는 소영웅주의 또한 경계의 대상”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실기해 내년 3, 4월까지도 평화민주개혁세력의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파죽지세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때까지 우리가 국민에게 아무런 대안과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12월까지 한나라당에 끌려다니면서 승산 없는 최악의 대선을 치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의원은 “현재의 촉박한 일정으로는 2월 전당대회에서 통합수임기구 구성과 전권 위임이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길이다. 통합수임기구 구성과 동시에 국민대통합의 물줄기를 일궈 내어 늦어도 4월까지는 새로운 대안 세력의 틀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면서 재차 “정파적 이해관계나 소영웅주의에 휩싸이지 말고 모두가 함께 가야 할 길을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전 의원은 19일 노 대통령 당선 4주년을 맞아 당원 200여명과 함께 등반대회를 가지는 등 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활발한 물밑 움직임에 나섰으며, 노 대통령의 당선 4주년의 의미에 대해서도 “대선 승리 4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기에는 지금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부끄럽다 참담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열린당은 현재 당의 진로를 놓고 참여정치실천연대 신진보연대 등 친노진영이 주축이 된 당 사수파가 ‘당의 혁신과 전진을 위한 의원모임(혁신모임)’을 꾸리면서 당내 통합신당파에 맞서 세대결을 대비한 외연확대로 재반격에 나섰다. 이에 당내 통합신당파는 당 사수파의 조직적인 반발을 우려하면서도 통합신당추진을 위한 물밑 세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