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14일 정계개편을 포함한 당의 진로를 놓고 벌어지는 당내 갈등과 관련,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에게 ‘3자회동’을 제안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김근태 정동영 그리고 나 김두관이 머리를 맞대고 전당대회를 비롯한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풀어나갔으면 한다”면서 ‘3자회동’을 제안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헌개정과 통합신당 파동을 거치면서 당 구성원간의 대화단절이 심각함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사태수습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당내 개혁진영의 목소리가 과소평가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으며 당의 운영에 적극 반영되고 있지 못한 점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3자회동’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3자회동’에서 논의할 의제로 “▲정계개편을 포함한 당의 진로 ▲각종 개혁입법을 비롯하여 한미FTA, 부동산, 가계부채 등 중요 현안 ▲대선후보 선출에 대하여 정치적 총의를 모아나가는 것 등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같은 제안을 하면서 “창당정신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3년이 지난 이 위기 상황에서 지금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라면서 “지지층을 위한 선명한 개혁, 좌고우면하지 않는 당당한 개혁, 시대정신을 바로 구현할 수 있는 믿음직한 리더십을 만드는 그런 선명개혁정당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열린당 지도부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적응지체현상은 자꾸만 확대되어, 이제는 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예전의 지역당, 후단협 악몽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통합신당론의 본질은 결국 개혁에서의 이탈이고, 구태로의 복귀인데, 이런 이질적인 세력들이 당 상층부에 포진하고 있는 한 창당정신이라는 것은 고작 벽에 걸어놓은 액자와 무엇이 다르겠느냐”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어 “정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과 외연확대가 혼동을 가져와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외연확대, 즉 지지기반의 확대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 모든 세력을 당으로 끌어들여야 하는가의 문제는 또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외연확대를 모색해야 하는 게 우리 당과 당원들에게 부여된 임무”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원칙과 상식, 창당이념을 당내에서 지켜나가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꿈을 향한 진군을 멈출 수 없다”면서 “지지층을 위한 개혁, 대다수 서민의 주인된 권리를 위한 개혁을 추진할 것을 다짐한다”고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5․31 지방선거 직전 정 전 의장을 향해 ‘당을 떠나라’고 직격한 직후 따가운 비판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통합신당이냐’ ‘당 사수냐’를 놓고 벌이는 당내 갈등 확산과 맞물려 본격적인 ‘제 목소리 내기’를 시도하는 모양새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심드렁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