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11일자 오피니언면 ‘시론’란에 이 신문 윤창중 논설위원이 쓴 ‘한나라 수뇌부 전면 교체해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강재섭의 ‘존재 이유’에 대해 정권교체를 목말라하는 국민의 이름으로 물어봐야 할 절박한 상황이 왔다.

    왜? 오늘, 강재섭이 7·11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주장’으로 뽑힌지 5개월이 되는 날. 축구로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골이 유일한 한나라당의 득점 요인이었을 뿐, 강재섭 주장팀은 단 한차례도 노 정권에 공격다운 공격을 할 전의도 전략도 보이 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도 넘지 못한 채 넘어오는 볼을 걷어차는 데도 헉헉거리는 한나라당.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노 정권의 국가 파괴 소식에 국민의 가슴이 무너지고 또 무너지는 절망적 상황에서 강재섭은 유약한 리더십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고 한나라당 빅3는 특강한다며 전국을 돌아다니고.

    강재섭에게 묻고 싶다. 강재섭이 몸을 사리고 있는 진정한 이유 와 배경이 마음을 비우지 못하는 사심에 있는 것임을 한나 라당 밖의 국민이 모르고 있다고 보는가. 강재섭은 역학구도상 빅3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내년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무 리없이 뽑는 데 교통정리를 하는 관리형 대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고 변명할 것이다.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 당대표라면 ‘전당대회 의장’만 있으면 족한 것 아닌가.

    강재섭은 두가지 사심을 갖고 있다. 6·25 이후 가장 난폭한 방 식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파괴하며, 환란 사 태보다 더 치명적인 참화를 불러오고 있는 노 정권을 향해 목숨 을 걸고 싸우지 않는 것은 본인이 대권에 대한 사심이 있기 때문 이다. 빅3가 낙마하면 나에게도 기회가? 나만 싸우다 상처를 입 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러니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북한 핵 실험 문제 등 국가를 허물고 있는 사안들을 놓고 노 정권과 싸우 는 체하다가 결국 결재를 다해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 으로부터는 “발목 잡는 한나라당 때문에 국정운영을 못하겠다” 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릴 듣고 있다.

    그러니 호남에 가서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까지 망쳐놓았다”고 김대중에게 애걸하게 되는 것 아닌가. 나라가 망하는 상황에서도 표를? 그런 기막힌 ‘음흉한 발상’을 하고 있다.

    두번째 사심의 배경은 빅3 중 한명과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지분 을 갖고 미래와 관련한 ‘빅딜’, 말하자면 킹 메이커 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데 있다. 김용갑을 징계도 못하고 함께 양파농장에 내려가는 ‘가십정치’, 빅3 진영 어느 쪽과도 척을 지지 않으려 는 ‘스타일 정치’에만 매달리는 배경이다. 민노당 당원이 버젓이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는 데도 속수무책이다. 김용갑도, 민노당 당원을 보좌관으로 데리고 있는 의원도 처벌하지 못하는 정체 불명의 정당. 이런 정당에 과연 정권 쟁취 의지가 있는가.

    이재오나 다른 최고위원들은 야당 직함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자리를 즐기면서 빅3 대리인 역할을 하며 정치생명을 계산하고 있다. 소장파들도 당직 한 자리 챙길 계산에 눈치만 보며 빅3 진 영에 이중·삼중으로 줄서고 있다. 이런 한나라당이 나중에 빅3 중 후보 한 사람만 잘 뽑으면 정권교체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이 대로 가면 한나라당은 여권의 정계개편 공작으로 무너지거나, 빅3 가 분열되어 강재섭은 경선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게 된다. 내 년 6,7월 한나라당의 자화상은 뻔한 것이다.

    내년초 한나라당은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노 정권에 맞서 싸울 강 력하고 선명한 체제를 세워야 한다. 당대표는 몸사리고, 빅3는 각자 흩어져 제 살길 찾으려는 ‘인기관리 체제’로는 미래가 없 다. 빅3의 역량을 총결집하고 여기에 당력을 접합시킬 수 있는 체제가 아니면 대선에서 또 패배할 수밖에 없다. 그런 뒤 여권에 서 대선 후보를 결정한 다음에 후보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강재섭의 역할을 혹독하게 따져 물어봐야 한다. 그런데도 강재섭 체제가 노 정권의 ‘국정폭주’에 몸을 던져 전사함으로 써 정권창출을 할 각오가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면 ‘강재섭 실험 ’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가장 빠른 시일내에 전원 퇴장시켜야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노 정권 이 아무리 죽을 쑨다해도 한나라당의 대권 3수는 싹수가 노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