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대표 김병천씨의 대통령 발언 녹취 파문과 관련, 김씨가 20일 노무현 대통령과 노사모 회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김씨는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자중지란에 빠질 때가 아니다”며 “내가 사퇴하면 누구에게 득이 될 것인지 다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씨는 이날 노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광주․전남 노사모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 한번 들려지면서 바로 공기속으로 사라지는 VIP의 말을 기록해 여러 회원들에게 전해야겠다는 욕구가 생기게 됐다”면서 “기록된 대통령의 연설내용을 파일로 만들었고 (노사모)대표로 출마하게 되면서 회원들과의 만남이 잦아지게 됐고 잦아진 만남 가운데 몇몇 극소수 회원들에게 파일을 전달하게 됐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한 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언론보도가 계속 이어진다 해서 자중지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면서 “이 일을 계기로 다시한번 노사모와 노 대통령을 생각하고,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이라는 자부심과 대한민국 역사에 새 장을 열었다는 자부심을 상실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록하고 전파되는 과정에서 경솔하게 판단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트집 잡힌다 해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중의 하나인 노사모가 흔들려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사퇴하기 싫어서 사퇴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사퇴하면 누구에게 득이 될 것인지 다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심기일전한다면 노사모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도 있다. 아픔을 딛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노사모 대표직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27일 노 대통령과 일부 노사모 회원들이 비공개로 회동을 가진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임기 후에도 정치, 언론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노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자 노사모 회원들 사이에서는 당시 비공개 내용을 김씨가 녹취했고 이것이 파일로 만들어져 회원들에게 전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관련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등의 내부 파장이 일었었다.

    김씨는 지난달 노사모 임 대표로 선출됐으며, 드라마 '겨울연가' 등을 촬영한 KBS 출신 촬영감독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