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회동 이후, 범여권의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김 전 대통령의 의중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16일 동교동계 전직 의원 30여명이 모임을 갖고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본격 행보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지역에서 김 전 대통령이 갖는 상징성과 영향력, 그리고 동교동계가 범여권 내에서 갖는 정치적 위상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큰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2시간 30분 가량 별도 모임을 갖고 최근 정치권의 정계개편 논의와 관련해서 민주당을 바탕으로 해 자신들이 중심 역할을 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전직 의원이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이 전직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나온 발언 내용을 전하면서 “대체로 ‘지금까지 우리가 거대 정당을 해왔는데 이렇게 망가질 수는 없지 않느냐. 민주당 중심으로 우리가 한번 중심적인 역할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모임의 성격에 대해 “단순한 정기모임일 뿐”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는 최근 범여권의 '연청(DJ 외곽조직)' 역할론이 제기된 데다 민주당 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치권 외부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탄력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인만큼 심상치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동교동계 전직 의원 모임에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를 비롯, 김옥두 이훈평 설훈 박주선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와는 별도로 추미애 전 의원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들이 매월 둘째 목요일에 만나는 모임인 ‘이목회(二木會)’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했다. 추 전 의원은 이에 앞서 배포한 강연문을 통해 “(열린당과 민주당의)통합은 이미 활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아서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할 단계를 벗어났다고 본다”면서 “신기득권, 구기득권 누구도 통합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추 전 의원은 “통합 추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원 수로 따지는 지분 확보 보다는 통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는 정당성과 상징성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정당성은 권력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일관되게 분열을 반대하고 통합을 추구해 온 데 대한 국민적 동의를 바탕으로 통합을 이끌 명분과 설득력이다. 또 그 정당성을 갖춘 인물을 통해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을 때 상징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의원은 “이를 위해서 무너진 민주세력의 정체성과 자신감 회복이 대통합보다 앞서야 한다”면서 “통합으로 민주세력의 본류를 먼저 만들고, 평화 개혁 경제의 과제별로 연대해 나갈 세력과 인물을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전 의원은 이어 “오늘날 민주세력의 시대적 과제는 흔들리는 평화와 개혁을 계속 전진시키는 것이다. 또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라는 새로운 과제도 있다”면서 “시대적 과제 실현을 위해서는 전체 민주세력이 하나로 통합되어 정체성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