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15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 “여야 합의처리라는 명분으로 표결처리를 무한정 외면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면서 국회의장 직권상정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한 ‘표결처리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야3당 원내대표들과 만나 “국회법에는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감안해서 적법한 절차의 하나로 직권상정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간 전 후보자에 대한 절차적 흠결 치유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는 의회주의에 대한 부정이므로 ‘더 좌시할 수 없다’는 결연한 자세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헌법재판소장 공백상태를 그대로 방치하자는 것이 비교섭 야3당의 원칙이냐”고 따져 물으면서 “국회법에 따른 처리가 모든 것을 여야간에 합의해서 처리하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없는 처리는 안된다. 직권상정은 안된다”면서 마지막까지 합의를 강조했으며,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최후의 보루가 헌법재판소인데, 여야간 의견 접근없는 물리적 강행처리는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합의처리를 주문했다.

    이같은 주문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그간 비교섭 야3당의 중재안을 열린당은 전폭적으로 수용했다”면서 “수용한 쪽과 거부한 쪽에 아무런 차이가 없이 대하는 것이 정당한 처사냐”고 핏대를 세웠다.

    15일 정오 현재 국회 본회의장 앞은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일제히 돗자리를 깔고 점거한 상황이며, 국회 본회의장 내부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14일부터 시작한 점거농성을 계속했다. 

    열린당은 소속 의원 139명이 전원 대기중이며,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물리력 등 모든 방안을 다 동원한다는 입장이다. 오후 1시 30분에 재차 의원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열린당의 핵심 당직자인 한 의원은 “본회의장에 입구는 뚫을 수 있지만 본회의장 내부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이날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가) 달려 있다”면서 사실상 경호권 발동 등의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또 "오늘 상황은 저녁 12시까지 갈 것 같다"면서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한바탕 결전을 예고했다.

    이에 앞서 김한길 원내대표는 국회 당의장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회법에 의거한 정당한 절차를 물리력으로 무력화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은 의회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부정”이라면서 “한나라당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