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두고 봐야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차기 대선 행보에 관한 질문에 대한 정 전 의장 주변의 답변이다. 부동산 정책 등을 비롯해 노무현 정부의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들끓고 있는 데다가, 여권 내부의 정계개편 논의도 그 윤곽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정 전 의장 진영은 대선 행보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면서도 일단은 현재의 정치권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공개적이지 않은 ‘조용한’(?) 물밑 행보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모습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정 전 의장의 최근 행보를 사실상 차기 대선과 등치시키면서 촉각을 곤두세운다.

    실제 정 전 의장은 최근 당내 의원들과도 물밑 접촉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당내 세 재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었다. 또 14일에는 서울 효창동 대한노인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 ‘노인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던 만큼, 이번 방문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 대선 행보를 위한 전략적 측면이 감안되지 않았겠느냐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또 15일 오후에는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에서 ‘디지털시대, 희망 한국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에도 나선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 측근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평화와 경제를 강조하는 평화경제론이 이날 강연의 주제”라고 말했다. '평화'와 '경제'를 내년 대선의 새로운 키워드로 이끌어나가겠다는 모습인데, 정 전 의장은 ‘평화와 경제’라는 핵심 의제를 앞세워 전국적인 네트워크 조직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 전 의장은 이달 25~27일경에는 미국 워싱턴을 방문, 미국 내 한국문제 전문가들과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예정이다. 당초 미국 방문은 15일로 예정됐으나 일정 조율과정에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의장은 일단 여권 내 정계개편 논의 등 정치현안 보다는 정책현안에 관심을 내보이며 조용한 물밑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당 안팎에선 내년 1월쯤 정 전 의장이 본격 행동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선이다. 정 전 의장은 주요 핵심 일정 외에는 철저히 비공개로 활동한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 측근은 “공개할 때가 되면 공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