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난 투지없다, 싸우기 싫다"

열린우리당 내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연말 당 복귀설이 나돌았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당의 한 인사를 만나 “당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고 당에 들어와서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당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유 장관이 당내 ‘통합신당추진파’에 맞서려고 올 연말 당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었다. 청와대의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의 정무특보단 구성에 이은 친노 세력 재결집 움직임과 맞물려 유 장관의 복귀 관측이 이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노 대통령이 당내 정계개편 논의에 개입하려는 의지가 아니냐’ 하는 말까지도 나왔었다.

9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유 장관은 최근 열린당의 한 인사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지금 (복지부) 일이 재미있고, 노 대통령과도 만나 임기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장관은 또 최근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해서는 “나는 투지가 없다”고 했으며, 내년 대선 때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생각이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을 만나 이같은 발언을 전한 열린당의 이 인사는 “(유 장관이) 과거 입각 때 당에서 공격받은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면서 “(정계개편에 ‘나는 투지가 없다’는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다소 의외였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유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달 복지부 간부들과 만나서도 당 복귀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이 좌장격으로 있었던 당내 강경․친노세력그룹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와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선 여권내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 장관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일단은 정치현안보다는 국민연금문제 등 복지부 현안 해결에 상당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데 국민연금문제 등은 차기 대선전략인 ‘복지’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