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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으로 치닫던, 정계개편을 둘러싼 열린우리당 내부의 갈등이 2일 의원총회를 계기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숨고르기’일 뿐이지, 일대 격전을 앞둔 ‘폭풍전야’ 분위기라는게 당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당내 각 계파간의 입장이 확고해 정계개편 등 당의 진로 문제는 이미 당내 논의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시각과 함께 당 외부의 ‘열린당 흔들기’ 시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일부 의원들의 탈당 등이 당장 예견되고 있다. ‘열린당 간판으로는 안 된다’는 당내 인식이 명약관화하게 나타난 상황에서 구심력이 없는 당 지도부하에서의 정계개편 논의는 지리멸렬한 상황으로 치닫을 공산이 크고, 이럴 경우 자칫 적절한 타이밍을 잃고 표류할 수 있다는 정치적 위기감이 앞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당내 일각에서는 당에 대한 민심이 완전히 돌아선 호남 지역 의원들을 주목하고 있다. 전남 지역 일부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호남권 출신 의원들의 탈당을 적극적으로 점치고 있다. 호남 지역 일부 의원들이 탈당 물꼬를 터 분위기를 잡고, 여기에 당내 중도성향의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 가세하는 형식으로 대거 탈당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 동교동계 의원들을 중심으로도 이에 모종의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기적으로는 빠르면 올 연말 내지는 내년 설 연휴 지역민심 수렴 작업을 통한 2월전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10․25 재보선 이후 열린당 내 일부 전남 지역 출신 의원들과 민주당 인사들과의 접촉이 잦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다가,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 중의 하나인 고건 전 총리의 ‘12월 신당창당 선언’은 사실상 이같은 결행을 위한 내외적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탈당이 예상되는 이들 전남 출신 의원 일부의 면면이 직업정치인으로서 갖게 되는 부담을 덜 느끼는 율사 출신이라는 점도 탈당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 당내 일각에서는 과거 열린당의 민주당 분당 당시를 언급하면서 “그 때도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열린당 창당에 앞장선 사람들이 율사 출신이지 않았느냐”는 설명이다.
아울러 고 전 총리의 ‘12월 신당창당 선언’도 이들의 탈당 결행 여부에 적잖은 자극제가 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안영근 의원은 3일 오전 CBS 라디오 시사프로 ‘뉴스레이다’에 출연, 고 전 총리의 신당창당 선언에 대해 “ 열린우리당의 상태가 미래에 대한, 차기 대선이나 총선이나 앞으로 당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체념상태로 다 들어간 상태에서 아무런 대안이 없다”면서 “그 대안으로서 새롭게 나온 것이 고 전 총리의 신당 창당 선언이라고 본다”면서 사실상 열린당 의원들의 ‘고건 신당’ 참여 시도를 전망했다. 안 의원은 또 “현역의원 거의 백 여명 정도 이상이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당내 일각에서는 고 전 총리의 현재의 대선 후보 지지도를 언급하면서 고 전 총리가 신당창당 선언을 했다고 해서 당장 열린당 의원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 전 총리의 지지율 회복 여부가 여당 의원들의 탈당 러시의 관건인데, 고 전 총리의 그간 ‘좌고우면’의 행보가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말도 나온다. 열린당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당장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