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핵심 회원들과 만나 “나는 향후 부산·경남에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열린우리당 선장 역할에 올인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복수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한 경향신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3일 노사모 회원 20여명을 청와대로 불러 “앞으로는 내 진로를 가겠다. 이제는 언론도 무섭지 않다. 정권 재창출은 내 문제가 아닌 열린당 국회의원들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0․25 재보선 참패 이후 열린당 내부에서 정치권 새판짜기 구상이 한창인 가운데, 여권발(發) 정계개편의 최대 변수인 자신의 탈당 여부에 대한 의중이 드러난 셈이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앞서 노사모 회원들이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의 부인이 운영하는 청와대 앞 횟집에서 회식을 하는 자리에 예고없이 들러 가진 모임에서 5․31 지방선거 직전 당내 대표적 통합론자인 염동연 전 열린당 사무총장을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당시 참석자의 말을 빌어 “노 대통령이 염 전 총장에게 ‘염 총장은 꼭 민주당과 통합을 해야 하겠습니까. 국회의원 배지가 그렇게 좋습니까. 나는 민주당과의 통합에 절대 동의할 수도 없고, 동의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나랑 같이 죽읍시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염 전 총장이 “제가 언제 민주당하고 통합하자고 했습니까. 범민주세력의 규합을 이야기했지요”라고 반문한 사실도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당시 모임에서 당 안팎 핵심 친노(親盧)세력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향후 열린당이 영남에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세력 구축에 올인해야 한다. (그들에게) 각자 임무를 줬다”면서 “이제 그 계획대로 나는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노대통령 측근인 여택수씨와 백원우·이광재 의원 등이 노사모 등 친노세력의 재건을 위해 움직이고,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정무특보로 기용된 것은 노대통령의 이같은 구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노사모 관계자의 “(이날)식사를 마친 뒤 노 대통령의 권유로 청와대에 들어가 정국구상 등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