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5 재보선 참패 후폭풍이 열린우리당을 뿌리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당원들조차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창당이념도 당 정체성도, 지도부의 리더십도 온전히 성한 곳이 한 군데로 없을 정도다. ‘100년 정당’ 기치하에 창당작업에 나선지 불과 3년여만에 ‘해체’운명을 맞고 있다. 당장 당원들의 자조섞인 울분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당원게시판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26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올라오는 재보선 참패에 대한 당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기간당원 김용업씨는 “40전 연패를 당하고도 아직도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냐. 당 지도부의 역량이 문제”라면서 작금의 위기 상황을 타개를 위해 “열린당 창당 주역들은 이제 당을 떠나라”라고 발끈했다.

    일반당원 윤성우씨는 “광란의 노빠(노무현 추종자)들과 노무현 이라는 사람이 결국 이렇게 민주개혁세력을 철저하게 짓밟아 버렸다”면서 “대통령이란 이름도 붙이고 싶지 않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해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노 대통령이) 탈당했으면 이렇게까지 비참하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자기 희생은 눈꼽만치도 안하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가는 길이니 믿고 가는거다’라고 떠들어 대던 인간들, 지금 이 결과가 어떠냐”고 강하게 따져 물었다. 윤씨는 이어 분을 삭히지 못한 듯 “민주노동당한테도 밀린 여당이 세상이 어디에 있느냐”고 울분을 토하면서 “제발 부탁인데, 재창당하는 당에는 참여하지 말고 제발 열린당에 남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기간당원 김국제씨는 ‘작별 인사를 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탈당을 운운하면서 “이미 예상은 했지만, 부디 개혁이든 뭐든 다 좋으니 집안에서 끼리끼리 모여 쌈박질좀 하지 말라”고 충고한 뒤, “앞으로 재창당되는 당이 어떤 당이 될지는 모르지만 거기서도 여기처럼 이리들 편가르기하고 쌈박질만 일삼는다면 영원히 정권 재창출을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씨는 또 “내가 믿었던 신념이, 내가 꿈꾸었던 세상이, 결국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사라져야 하다니…, 참 허무하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백년정당을 꿈꾼다고 했는데, 백년은 커녕 5년도 못넘기는 당이 돼버렸다”고 자조했다.

    당원들이 이같은 분위기는 탈당으로 이어지면서 기간당원의 수도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의 김성호 전 의원과 17대 총선 당선 무효형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이철우씨의 최근 탈당과도 맞물려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당장 이번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당원들의 탈당이 봇물터지듯 이어질 것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10월 18일 현재 매월 일정액의 당비를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연수를 받은 당원에게만 부여되는 열린당의 기간당원은 11만명으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50만여명을 기록하던 기간당원이 소리 소문없이 당을 떠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