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원혜영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 24일 한나라당 의원들의 실력저지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원 의원이 지난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춤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만큼 국회 국방위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게 실력저지의 직접적인 이유인데,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여야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도 오산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에서 버스를 이용해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송영선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원 의원의 탑승을 저지해 한참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1시간 가량의 실랑이 끝에 원 의원은 이날 국감엔 불참하고, 대신 25일 국회에서 진행될 예정인 방위사업청 등의 국감 시작 전에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곧바로 여야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원 의원을 하차시킨 채, 공작사로 출발했다. 원 의원도 한참을 실랑이 끝에 결국 국감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11시로 예정된 공작사 국감은 예정 시간보다 1시간 가량을 지체하게 됐다.

    이에 대해 열린당 우상호 대변인은 즉각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태를 “한나라당의 국감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이는) 의회민주주의를 저지한 폭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우 대변인은 “원 사무총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비판하고 지적할 수 있지만 국민의 대표이고 헌법기관인 한 국회의원의 국감행위를 물리적으로 방해해서, 참석도 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의 의회 활동 자체를 봉쇄한다면 앞으로 최연희 김덕룡 의원도 우리가 다 저지해야 되느냐”고 따져 물으면서 “의회민주주의는 대화를 통해서, 또 자신에게 주어진 발언권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지 물리적으로 의원의 의회 행위를 방해할 수는 없다. 조폭들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지나친 행위”라고 규탄했다. 우 대변인은 “의회민주주의를 물리적으로 저지한 폭거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 대변인은 브리핑 후에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국감 도중 의사진행발언 등으로 원 의원한테 따질 수는 있겠지만 국감 참석 자체를 막는 행동은 막가자는 것이냐"고 열을 올렸다. 

    원 의원은 지난 20일 김근태 열린당 의장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해 공단 내 식당 ‘봉동관’에서 점심을 먹던 중 여자접대원의 손에 이끌려 무대로 나가 함께 부채춤을 췄다. 이에 대해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민과 국군 장병을 우롱하는 처신이자, 국회 국방위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원 의원의 국방위원직 사퇴를 촉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