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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문이 좀 열렸응께 신경 좀 써 주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0일 전라남도 해남을 찾아 진도해남 선거구 한나라당 설철호 후보 지원활동을 벌였다. 오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있었던 광주전남경제인총협회 초청강연에 이은 이 전 시장의 이날 두번째 호남일정이다.
해남에 도착한 이 전 시장은 단상에 오르지 않은 채 곧바로 거리유세에 돌입, 해남읍내 매일시장을 중심으로 30-40여분간 시민들과 만남을 가졌다. 마이크를 잡고 청중을 모은 박근혜 전 대표와 달리 이 전 시장은 직접 시민을 찾아가 스킨십을 갖는 방법을 택한 것. 거리유세에는 한영 최고위원, 유준상 전 의원, 그리고 지역당직자들이 동행했다.
이 전 시장을 알아본 일부 시민들은 손을 흔들거나 악수를 청하며 반가움을 표했지만 전반적으로 재보궐 선거에 무관심한 분위기가 이곳에서도 전해졌다. 한나라당에 대한 경계심도 여전히 느껴졌다. 유세를 마친 후 이 전 시장은 선거관계자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면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라며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전 시장입니다"라는 수행인의 설명이 있기전까지 시민들은 이 전 시장을 '정치인'으로 보다는 '경영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시민들은 "잘 살게해달라" "경제를 살려달라" "지역을 발전시켜달라"고 이 전 시장에 요구했다. 50대의 한 여성상인은 "경제를 살리는 이명박 시장이군요"라며 친근함을 전했고, 민주당 지지자라는 한 상인도 "문이 조금 열렸으니까…"라며 "이번에는 기회를 줄테니 신경좀 써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 전 시장이 해남을 찾을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강진군에서 달려왔다는 김용준씨(50)가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 전 시장의 손을 잡고 "현대건설사장으로 재임하던 80년대 초 이라크 팔루자에서 주택건설작업을 했으며, 현장으로 출장나온 이 전 시장을 몇번 만난 인연이 있다"며 "훌륭한 지도자가 되달라"고 당부했다.
설 후보측 한 관계자는 "최근 호남지역에서 당 지지율이 두자릿수에 육박하고 있으며, 특히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11%를 넘어서기도 했다"면서 "지지율과 득표율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당락을 떠나 한나라당에 대한 호남지역 민심이 과거와는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의 경우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에 대한 이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를 상당부분 희석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남유세를 마친 이 전 시장을 곧 순천으로 이동, 순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공무원과 주민 1000여명을 상대로 특강을 벌이게 된다. 순천일정을 마친 이 전 시장은 화순을 찾아 임근옥 화순군수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강행군을 이어간다.[=해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