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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는 찬양하고, 당 대변인은 비판하고 뭐가 진실이냐”
“한나라당은 대표와 대변인의 입장에 단 한치의 오차도 없다”북한의 핵실험 사태로 촉발된 정부의 대북포용정책 기조의 수정 여부를 둘러싸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대변인이 18일 신경전을 벌였다.
포문은 열린당 우상호 대변인이 먼저 열었다. 우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대표는 갑자기 호남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찬양하더니, 오늘 아침엔 당 대변인이 대북 퍼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한나라당의) 진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우 대변인은 “이러한 논리의 혼란을 국민들이 대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가 없다”면서 “누구의 말이 진실이 담겨 있는 말인지 알 수 없다. 저부터도 헷갈린다”며 대북정책 비판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오락가락 행보를 꼬집었다.
우 대변인은 이어 “호남의 표를 좀 더 얻으려고 이 중대한 외교안보에 관한 입장과 철학조차도 순식간에 바꾸는 모습에서 참으로 연민의 정을 느낄 따름”이라면서 “보다 당당하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책과 소신을 밝히고 그것으로 국민에게 심판받고 평가받는 그러한 공당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충고했다. 대북정책 비판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오락가락 행태를, 오는 10․25 재보선과 멀게는 내년 대선을 겨냥한 ‘꼼수’임을 부각시키려는 모습이었다.
우 대변인의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냐’는 거듭된 물음에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이 나서 ‘친절히’(?)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우상호 대변인이 ‘대표 말 다르고 대변인 말 다르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은 대표와 대변인의 입장에 단 한치의 오차도 없다”고 반박했다.
유 대변인은 “햇볕정책은 독일의 빌리브란트 수상이 제창한 동방정책을 모델로, 동방정책이 독일통일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것처럼 햇볕정책도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정책”이라면서 “그러나 햇볕정책이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퍼주기식 정책으로 변질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대변인은 ”노무현정권의 포용정책은 실패한 햇볕정책을 더욱더 심화시킨 정책“이라며 ”노대통령과 참여정부는 원칙도 일관성도 없이 일방적인 퍼주기를 확대재생산시켜 왔으며 이러한 일방적 퍼주기는 결국 북한의 오판을 불러 핵실험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무모한 핵실험을 간접 지원함으로써 평화와 통일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하나의 정책이었는데, 실행과정에서 ‘퍼주기식’으로 변질됐고 노무현 정부는 이를 더 확대재생산시켜 현재의 북한 핵실험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인데, 강재섭 대표가 전날(17일) 10․25 재보선 지원유세를 위해 호남을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북핵문제의 출발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햇볕정책으로부터 이어져서 참여정부 포용정책에 이르면서 생긴 문제라면서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해 왔었다. 정말 열린당 우 대변인의 말처럼, 이러한 논리를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