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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비극은 새천년민주당에서 분당한데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권여당인 열린당의 작금의 총체적인 난국상황이 지난 2003년 새천년민주당에서의 분당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산토끼를 잡으려다가 집안토끼를 놓친 격”이라고 말해, 정치권에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민주당 후보로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 분당을 통해 자신에게 표를 찍어준 국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의미를 담으면서 사실상 향후 정계개편을 앞두고 열린당과 민주당의 통합 움직임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노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노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로서 민주당의 전통과 정강정책을 충실히 지키겠다고 국민한테 약속했다”며 “(그러나) 표를 찍어준 사람들은 그렇게 (분당하길) 바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열린당의 비극이 새천년민주당의 분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선 때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찍어준 사람들한테 (새천년민주당 분당에 대해) 승인받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정당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생각해야 하는데 (현 여권은) 그런 면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며 “그래서 우리 정당정치가 상당히 후퇴해버렸다”면서 씁쓸함을 밝히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유당 이래 쭉 양당정치가 제대로 돼 왔는데 선거 때 표를 얻었던 약속을 다 뒤집고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데도 갈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정당사에선 대단히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쉬움을 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시사프로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김 전 대통령) 그분의 생각을 물어보기 전에 잘 모르겠다”면서 “참작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열린당 일각에서 제기된 ‘노 대통령을 빼고 범여권 신당을 창당하자’는 등의 주장이 한 대표의 ‘헤쳐모여식’ 정계개편 주장과 맞물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주장한 것은 헤쳐모여식을 하더라도 민주당의 정통성과 역사성, 정체성을 그대로 계승해 가자는 것이다. 열린당을 계승해 갈수는 없지 않느냐”고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을 하더라도) 분당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사람들은 같이 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