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절반 이상이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정계개편 움직임과 관련, “한나라당은 현재의 틀로는 안 되므로 새로운 보수신당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사연)는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에 의뢰,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향후 한나라당이 어떤 모습으로 가야 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6%가 한나라당에 대해 “현재의 틀로는 안 되므로 보수신당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당 내부를 혁신해야 한다’는 대답은 36.2%에 그쳤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당 내부를 혁신해야 한다’는 응답이 51.3%로, ‘보수신당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응답(43.8%)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한사연은 “한나라당은 작년 10․26 재선거 이후 40%에 가까운 초강세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력 대선후보군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에서 현재의 구도가 흔들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지지층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현재의 틀로는 안 되므로 중도개혁세력과 통합해야 한다’는 응답이 70.9%로,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당 내부를 혁신해야 한다’는 대답 14.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저조한 당 지지율이 말해주듯 현재의 틀에선 ‘뭘 해도 안 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기 대선에서 정당의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인 이른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100% 국민 여론에 따라 선출해야 한다’는 응답이 54.2%로, ‘정당의 후보인 만큼 정책과 이념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의견과 일반 국민 여론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대답 41.2% 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최근 오픈프라이머리를 놓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미묘한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의 강세 속에 열린당의 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인데, 한나라당(36%)과 열린당(12.1%)간의 격차는 23.9%P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은 호남지역에서 10%대에 가까운 8.8%의 지지도를 보였는데, 이는 과거 한나라당이 호남 지역에서 5%의 지지도를 넘기기 힘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약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사연은 “박근혜 전 대표의 꾸준한 서진 노력과 강재섭 대표의 한민공조에 대한 강조 등이 일정정도 효과를 거둔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도는 사실상 사상 최악인 13.4%(‘잘못하고 있다’는 74.3%)로 나타났는데, 획기적인 반등의 계기가 없는 한 당분간은 최악의 지지도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6일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7%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