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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 정대철 상임고문, 신기남 전 의장의 최근 행보에 당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계개편을 앞두고 이들이 범여권 통합작업에 착수했다는 관측인데, 당내에선 이들에 대해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김 원내대표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고건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정치적 제안이나 설득을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하는 사람이 사람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피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해 사실상 정계개편을 감안한 행보였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고 전 총리와의 만남에 앞서 이런 사실을 김근태 의장에게도 전달했으며, 최근엔 사석에서 김 의장에게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계개편 과정에서 자신이 할 역할을 말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때문에 당내에선 김 원내대표의 이번 행보를 ‘킹메이커’ 역할로 연결짓는 분위기다. 실제로 그간 당내 일각에서도 정기국회 상황과 맞물려 원내정책의 총사령탑인 김 원내대표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제기됐었다. 한 의원 측근은 김 의장의 ‘초라한’(?) 당내 입지를 언급하면서 “할 말이 있으면 김 의장보다는 김 원내대표에게 하는 게 낫다”는 당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었다.
이와 함께 정대철 상임고문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하고 제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인데, 정 고문은 범여권 대통합 신당 창당에 상당한 의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정 고문은 이미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여권이) 사는 방법은 단순히 열린당과 민주당의 합당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대통합을 이루는 길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비롯해 추미애 전 의원과도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과거 민주당 핵심세력들과도 상당한 공감대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정 고문은 또 최근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부영 문희상 전 의장 등 여권의 원로중진들과도 범여권 대통합 신당 창당에 상당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7월 초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면서 대통합 신당 창당 문제를 직접적으로 피력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당내 일각에서는 정 고문이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던 만큼 정 고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정 고문의 '킹메이커‘ 역할엔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과거가 생각나나 본데,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상황에서 정 고문이 ’으쌰으쌰‘한다고 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아울러 여권의 조기 대선 후보 선출론을 주장하고 나선 신기남 전 의장에 대해서도 당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 전 의장은 지난 10일 열린 신진보연대 총회에서 “열린당의 정체성 있는 대선후보가 먼저”라면서 최근의 위기 상황 극복에 열린당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신진보연대의 활동을 역설했었다. 신진보연대가 당내 개혁세력 진영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고, 신 전 의장이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과 상당한 교감을 가졌다는 점에서 ‘킹메이커’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신 전 의장 측도 ‘킹메이커’ 역할에 상당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렇다 할 대선 주자도 없는 열린당에 왠 킹메이커들만 나도느냐'는 등의 이들의 '킹메이커' 역할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10%대의 낮은 당 지지율과 유력주자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이 '킹메이커' 역할로, 내세우는 범여권 통합움직임 자체가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