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일 여권 내에서 제기된 자신의 대북특사론과 관련, “특사는 대통령의 생각을 잘 읽는 정부 사람이 가는 것이 (상대에게도) 대통령을 만나는 느낌으로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은 특사자격보다는 개인자격의 방문을 희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등 지도부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기회가 오면 북한에 가서 여러 가지를 얘기할 생각이지만, 개인 자격으로 가서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날 대북특사 언급은 특사를 공식제안하는 형식이 아니라, 김 의장이 최근의 남북문제를 풀려면 ‘김 전 대통령이 특사로 방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고 소개한 데 대해 의견을 밝히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문제를 푸는 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이 직접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둘이 만나야 긍정적인 답을 내려고 노력할 게 아니냐”며 재차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네오콘과 부시행정부는 구분해야 한다. 비(非)네오콘 인사들은 북핵이 해결되면 북한에 더 잘해줄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네오콘은 북핵문제 해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북한을 압박해 중국을 견제하는 게 더 큰 목표”라며 “북핵문제 해결에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독일 등 미국에 신세진 유럽 나라들도 독립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미군기지 이전, 베트남․이라크 파병 등 미국의 입장에서 함께 잘 해 준 한국에 대해 ‘은혜도 모르니 뭐니’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김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와 관련해서는 “(재임당시)한․칠레 협정을 추진할 때 모두 걱정하지 않았느냐. 근데 막상 진행돼 나가는 과정을 보니 별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수출이 증가됐다”면서 “시작할 때는 두려워 하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화 흐름속에서 뒷골목의 구멍가게도 세계와 경쟁한다. 이를 부정할 수 없다”면서 “이런 것으로부터 오는 부의 편재, 불평등의 폐해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하지, 세계적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당 의장 취임 100일을 맞은 김근태 의장에게는 별다른 덕담 없이, 최근의 당 상황에 대해 “열린당이 자신의 전통적 지지층, 지지자들을 놓치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을 했을뿐, 예방 1시간 가량을 남북문제와 한미 FTA 문제에만 할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