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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이은희(41․여)씨가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보은인사’ 논란이 벌어졌다.
청와대 제2부속실은 대통령 부인 관련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곳.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 비서실인 셈이다. 이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보은인사’도 모자라, 이번에는 부인 권씨까지 나서서 이젠 숫제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격한 비난이 정치권 안팎에서 일고 있다.이씨는 원자력 관련 경력이 전무한 데다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부서장급이 50대이고 과장급이 40대인 현 조직상황을 감안할 때도 40대의 이사장 공모에 재단 내부 동요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공모는 박금옥 전 이사장이 지난 7월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후임을 뽑기 위한 것인데, 현재 공모에는 이 전 실장을 비롯해 9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각계 인사 7명으로 구성된 이사장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와 청와대 검증, 이어 재단 이사회의 선임 절차 및 산업자원부 장관 승인 등 절차가 남은 상황이지만, 이미 청와대가 이씨를 내정해 놓고 형식적인 절차만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는 18일자 사설을 통해 “청와대가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에 권양숙씨의 전 부속실장 이씨를 낙하산으로 내정해 놓고 주무 부처인 산자부를 통해 ‘공작’을 하고 있다”면서 “이젠 숫제 ‘배 째라’로 나온다”면서 비판했다. 이 신문은 또 “이씨는 원자력과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다. 재단 안에서는 ‘재단이 40대 청와대 비서의 안방이냐’는 문건까지 나돌고 있다”며 재단 내부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도 전했다.
이 신문은 “청와대는 급이 안 되는 사람을 정부 산하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공수사령부’”라면서 “소비자가 낸 전기요금에서 떼어 낸 돈으로 운영되는 원자력문화재단에 전문성도 없는 무자격자를 내려 보내는 것은 인사시스템 개혁은 물 건너갔으니 체면 차릴 것도 없다는 행태”라면서 강력히 비난했다.
전임 이사장이었던 박금옥씨(51․여)는 지난 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당선자 외신담당 비서로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98~2003년까지 대통령 총무비서관을 역임한 뒤 2003년에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었다.
보은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이씨는 서울여상,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88년에는 연세대 총여학생회장,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비서실 정무팀 비서로 있다가 2003년 대통령 제2부속실 행정관을 거쳐 2005년에 대통령 제2부속실장 자리를 꿰찼다.





